[더리포트] ​국내연구진이 광자 한 개를 더 많은 전하입자로 변환할 수 있는 2차원 물질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는 빛 에너지에 비례해 전하 캐리어 수 즉, 전류가 늘어남을 의미한다.

현재 쓰이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빛 흡수율이 낮고 전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열손실이 커 최대 효율이 33.7%에 지나지 않는다.

3일 기초과학연구원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이영희 단장 연구진이 태양전지 효율을 46%까지 향상시킬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에너지가 아무리 커도 빛 알갱이(광자) 한 개는 전하 입자(캐리어) 한 쌍만 발생시킬 수 있다. 여분의 에너지는 열로 방출되는 까닭에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데 이론적인 한계로 작용했다.

다만 특정 조건에서는 발생한 캐리어의 여분 에너지가 두세 쌍 이상의 캐리어를 추가로 발생시키는 '캐리어 증폭'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태양전지 효율을 크게 높일 열쇠로 주목받아 왔다.

일반적인 경우 첫 번째로 생성된 전자-양공 쌍(가장 왼쪽)의 에너지가 열로 낭비(1)되면서 전도대로 내려오는 반면, 캐리어 증폭이 발생하면 (2)처럼 운동에너지를 포착하여 가전자대에 안정한 상태로 있던 새로운 전자들을 전도대로 여기시킨다. (
일반적인 경우 첫 번째로 생성된 전자-양공 쌍(가장 왼쪽)의 에너지가 열로 낭비(1)되면서 전도대로 내려오는 반면, 캐리어 증폭이 발생하면 (2)처럼 운동에너지를 포착하여 가전자대에 안정한 상태로 있던 새로운 전자들을 전도대로 여기시킨다. (그래픽=기초과학연구원)

이론적으로는 2차원 물질에서 캐리어 증폭이 가장 잘 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지금까지 관측된 적은 없었다. 실제 2차원 물질의 빛-전기 변환 효율이 이론값을 크게 밑돌았을 뿐더러, 캐리어 증폭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갖춘 2차원 소재는 합성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먼저 캐리어 증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몰리브덴디텔루라이드(MoTe2)와 텅스텐디셀레나이드(WSe2)를 3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대면적 합성했습. 이들 물질은 쉽게 원자층을 2차원으로 분리할 수 있고, 높은 광흡수율과 우수한 캐리어 이동성 때문에 차세대 태양광 소재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캐리어의 수명은 펨토초 수준으로 매우 짧은데다 연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추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분광법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전자의 움직임을 펨토초(fs·1000조 분의 1초) 단위로 분석하는 초고속 분광법을 이용해, 순식간에 발생하는 캐리어 증폭 현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1차로 발생한 캐리어의 여분 에너지가 최대 99% 효율로 추가 캐리어를 발생시키는 것을 관찰했다. 이는 기존에 양자점에서 관찰됐던 캐리어 증폭 효율인 약 91%보다 월등하게 높다. 이를 활용해 변환 과정에서 캐리어의 여분 에너지를 99% 사용했을 때 태양전지 효율을 46%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이번에 관측된 2차원 전이금속 칼코젠 소재의 독특한 광학적 특성은 앞으로 광검출기, 태양전지 등 다양한 광전자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가볍고 우수한 빛 흡수력과 뛰어난 내구성, 유연성 때문에 향후 플렉서블 태양전지의 상용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860)' 誌에 2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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