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최초의 '13세기 금속활자’가 개성 만월대서 또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식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고문(고려대 명예교수)은 15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열리는 ‘고려 도성 개경 궁성 만월대’ 학술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2017년 북한이 만월대를 단독 발굴하면서 ‘성할 선’자를 추가로 찾아낸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미리 배포한 기조강연문(‘개성 만월대 발굴조사의 성과와 과제’)을 통해 “확인된 ‘선’자는 2015년 남북한이 공동으로 발굴한 지점과 가까운 곳에서 찾아냈다”고 전했다. 그동안 남북한 공동발굴단은 개성 만월대에서 모두 5점의 금속활자를 찾아냈다. 

이에 발굴된 금속활자 ‘선’자는 발굴당시 흙속 30㎝에 묻힌 청자 접시 안에 박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북측 조사단의 일원인 조정철이 지난해 4월 발표한 학술지 논문(‘만월대에서 발굴된 금속활자와 청자꽃모양 접시에 대하여’, <민족문화유산>)을 통해 드러났다.

그동안 알려진, 문헌상 금속활자로 간행된 최초의 책은 <고금상정예문>(1234~1241년), <남명천화상송증도가>(1239년)이다. 그런데 이번 발굴로 같은 시기인 13세기에 사용된 금속활자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따르면 “(1234~1241년 사이) 강화도에서 <고금상정예문> 28부를 금속활자로 찍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이 <고금상정예문>은 기록만 존재할 뿐이다. 또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도 목판본만 전해지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현전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은 1377년(공민왕 13)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한 <직지심체요절>이다.

최교수는 “이번에 12~13세기에 제작된 꽃모양청자접시(청자화형접시)와 함께 발굴됨으로써 ‘선’자의 제작시기가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고금상정예문> 시기까지 올라간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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