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화학키노믹스연구센터 심태보 센터장 연구팀이 암 세포의 에너지 생성을 교란하여 폐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함으로써 암 억제 효과를 가지는 신규 항암물질을 발굴했다.
종양세포는 급속한 성장과 분열을 하는데, 일반적인 정상 세포와는 다르게 젖산 발효를 통한 에너지 생성을 선호한다. 종양세포는 당의 대사산물인 피루브산(생물체 내에서 포도당이 연소하여 에너지로 변할 때 생기는 중간 물질)을 미토콘드리아로 보내지 않고, 젖산염으로 변환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는 암과 정상 세포의 큰 차이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공략하면 정상 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6일 KIST에 따르면 연구진은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키나아제(PDHK)’ 효소의 활동을 저해하는 신규 화합물을 발굴했다.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키나아제(PDHK)란 피루브산이 산화적 인산화 경로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여 젖산 발효를 유도하는데 기여하는 효소다.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키나아제(PDHK)’ 효소는 당 대사산물인 피루브산이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젖산 발효를 유도하는 효소이다. 이 효소는 위암, 피부암, 폐암 등 다양한 암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효소의 활동을 방해하면 젖산 발효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KIST 연구진은 수많은 효소의 일종인 키나아제(인산전달효소라고 하며 인산기전이효소의 총칭) 중에서 PDHK만을 선택적으로 강하게 저해하는 신규 화합물을 발굴했다. 본 화합물은 기존의 PDHK 저해제보다 폐암과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 저해능력과 암세포 사멸 효과가 매우 뛰어나고,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저해하고 에너지 생성 방법을 변화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항암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신규 PDHK 저해제는 정상 세포에 영향을 적게 주면서도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서, 세포독성 항암제의 부작용을 경감시킬 수 있다.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면 폐암 세포의 성장 저해와 세포 사멸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KIST 심태보 박사는 “암 뿐만 아니라, 당뇨와 같이 PDHK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들의 치료제에 활용될 수 있다”며 “아직까지 약물로 승인받은 PDHK 저해제는 전무하기 때문에 ‘first-in-class’ 신약 탐색연구가 성공하게 되면 큰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IF: 6.05, JCR 분야 상위 4.09%) 최신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