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편극중성자 초거울. (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편극중성자 초거울. (원자력연구원 제공)

[더리포트] 국내 연구진이 영구자석, 태양전지, 자기센서와 같은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활용하는 '편극중성자 초거울'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 초거울은 전 세계적으로 소수 연구진만 보유하고 있다.

4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개발을 주도한 팀은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과학연구부 조상진 박사팀이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중성자 초거울에 이용되는 니켈(Ni)과 타이타늄(Ti) 대신 철(Fe)과 실리콘(Si)을 5~10nm(나노미터) 두께로 번갈아 1200층을 코팅해 '편극중성자'를 인출할 수 있는 초거울을 자체 개발했다.

편극중성자 초거울은 한 개당 1억원이 넘는 고가 연구 장치로 스위스뉴트로닉스가 세계 유일의 공급사다. 이번 연구개발 성과로 편극중성자 초거울을 자체 제작할 경우 수억원 이상의 수입대체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 편극중성자 초거울을 설치한 중성자유도관을 사용하면 업스핀(upspin)과 다운스핀(downspin) 중성자를 분리해 중성자를 '편극화'할 수 있는데 이를 편극중성자라고 한다.

편극중성자는 차세대 영구자석의 구조 분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영구자석은 자성을 쉽게 가지는 연자성체와 자성을 쉽게 가지지 않는 경자성체를 번갈아가면서 특정 박막형태로 쌓아 제작한다. 영구자석이 영구적인 자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연자성체가 특정 스핀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편극중성자를 이용해 스핀 방향이 일정한지 여부를 관측할 수 있다.

이번에 조 박사팀이 개발한 편극중성자 초거울은 기존의 초거울보다 한층 더 발전한 M3.5수준으로 니켈만을 코팅해 만든 중성자 거울보다 약 4배 이상 중성자 전달률이 높다. 따라서 중성자 획득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과학계는 그동안 중성자를 반사시키는 물질인 니켈만을 사용해 거울을 제작했지만 최근 타이타늄 등을 추가해 중성자 전달 효율을 높인 '초거울'을 개발하고 있다. 중성자를 반사하는 니켈을 코팅해 만든 중성자 거울보다 전반사각(임계각)을 2배 늘린 특수 거울을 M2라 하고 3배 늘린 거울을 M3라고 한다.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이번에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편극중성자 초거울의 국산화 성공으로 영구자석, 태양전지, 자기센서 등 다양한 국내 연구 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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