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국내 연구진이 인공망막장치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을 찾아냈다.

1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연구단 임매순 박사팀과 이재익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박사후연구원이 함께 이룬 성과다.

연구의 핵심은 실험용 쥐의 망막에서 신경 세포를 전기적으로 자극할 때 자연스러운 인공 시각을 만드는 최적의 전류 크기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망막 변성 질환은 아직까지 치료 약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식이 가능한 안구 앞면의 각막과 달리 안구 뒤편의 망막은 뇌 일부분인 복잡한 신경 조직으로 이식도 불가능하다. 현재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망막 표면에 마이크로 전극을 이식해 망막의 살아남은 신경 세포를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인공 망막 장치이다.

망막은 복잡한 신경망을 이용해 영상 정보를 여러 종류의 망막 신경절 세포에 압축한 후 뇌로 전송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시공간에서 밝기가 증가할 때는 ON 세포가, 밝기가 감소할 때는 OFF 세포가 반응해 뇌에 정보를 전달한다.

인공 망막에서 사용되는 전기 자극은 모든 신경절 세포가 동시에 활성화되는 것이 현재 인공 망막 기술의 큰 문제점이었다. 따라서, 원하는 종류의 망막 신경절 세포를 얼마나 선택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느냐가 인공 시각의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전기 자극의 전류 크기에 따른 OFF 세포 대비 ON 세포의 신경 신호 크기 비교 결과 (이미지=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전기 자극의 전류 크기에 따른 OFF 세포 대비 ON 세포의 신경 신호 크기 비교 결과 (이미지=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지금까지는 최적의 전기 자극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인공 망막 장치를 이식받은 환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으나 실험동물을 이용한 기초실험은 많이 부족했다.

KIST 연구진은 실험용 쥐의 망막에서 전류의 크기를 바꿔가며 ON 신경절 세포와 OFF 신경절 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근본적 연구에 집중했다. 연구진은 ON 세포들의 신경 신호는 전류 크기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지만, OFF 세포들에서는 덜 민감하게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OFF 세포 대비 ON 세포들의 신경 신호를 최대화하는 최적의 전류 값을 찾아냈고, ON 세포를 선택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게 됐다.

임매순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와 함께 신경과학에 기반한 새로운 구조의 마이크로 전극 개발을 통해 인공 망막 장치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융·복합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의 기관 주요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전기전자공학회 신경 시스템 및 재활 공학 회보'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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