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불과 몇 년 사이 3,000억 적자였던 회사를 5,000억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변신시켰다. 귀가 쫑긋할 이야기다.

신간 <아주 작은 디테일의 힘>(비즈니스북스, 2019)은 망해가던 철도회사 JR큐슈의 성공 사례를 담은 책이다.

책의 저자는 JR큐슈철도회사 CEO다. 그는 성공의 핵심 요인을 ‘디테일’로 본다. 그것이 남들과 다른 차이점을 만드는 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고객이 경험할 체험을 설계하고, 이를 통해 감동을 주는 것이 디테일 경영의 핵심이다. 고객을 위해 단 1g의 감동 포인트까지 치열하게 계산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 회사의 나나쓰보시 기차다. 하루 이용료가 무려 500만 원에 달하지만 500:1의 경쟁률을 자랑하며 추첨을 통해 탑승객을 선발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기차 티켓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하루 이용료가 500만 원에 달하는 기차에는 어떤 디테일이 담겨있을까.

그 하나는 고객의 동선을 고려한 설계다. 기차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차창 밖 풍경 감상을 위해 창밖을 액자처럼 디자인한 것은 물론, 좌석의 위치에 따라 볼 수 있는 풍경이 한정적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기차의 통로를 지그재그로 설치해 기차 좌우의 서로 다른 풍경 둘 다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가장 비싼 특등실은 기차의 맨 마지막 칸에 위치하는데, 넓게 뚫린 정면과 측면 창을 통해 일반 객실에서는 볼 수 없는 해가 뜨고 지는 움직임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기차에서 제공하는 음식도 디테일이 남다른데, 오감(五感을) 활용해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을 준다. 보통의 기차에서는 도시락처럼 외부에서 이미 조리가 완성된 음식이 제공되지만, 나나쓰보시 기차에서는 일본의 가장 유명한 초밥 장인이 직접 눈앞에서 초밥을 만들어준다.

초밥의 완제품을 들여오는 것이 어쩌면 자재 관리 면에서는 훨씬 편리할 수 있지만, 초밥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지켜봄으로써 음식 하나에도 정성과 스토리를 부여해 탑승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미각뿐 아니라 후각과 시각을 고려한 디테일 계산은 실제로 초밥을 먹기 전 기차에 풍기는 달짝지근한 냄새부터 기대감을 높였다는 승객들의 후기가 이 전략이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해준다.

저자는 디테일을 중시하는 것이 업의 본질을 내려놓는다는 뜻이 아님을 재차 강조하며 철도회사의 가장 기본인 안전과 사고 수습에 원칙적이고 진정성 있게 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작은 골목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부터 저성장 시대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기업의 리더들까지, 참고해볼 책이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