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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천문대에선 무슨 일이? 또 하나의 '히든피겨스'
하버드 천문대에선 무슨 일이? 또 하나의 '히든피겨스'
  • 김태우 기자
  • 승인 2019.09.24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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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천문대. (사진=위키피아)
하버드대 천문대. (사진=위키피아)

[더리포트] 영화 <히든 피겨스>는 NASA를 배경으로 편견과 차별에 맞선 여성 연구자의 업적을 다룬 감동의 ‘드라마’다.

신간 <유리 우주>(알마, 2019)는 무대만 다를 뿐 <히든 피겨스>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배경은 하버드대 부속 천문대이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하버드 천문대다. 주인공은 별과 우주를 사랑했던 백인 여성 연구자들이다.

여성 참정권이 정착되기도 전인 19세기 말, 하버드 천문대는 파격적으로 여성들을 계산원으로 고용하기 시작했다.

하버드가 천문학계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에 가능했다. 여성 계산원들은 성실히 별을 관찰했으며 실력을 닦고 학문의 깊이를 키워 박사와 연구자로 성장했다.

이들을 통해 하버드 천문대는 천문학계를 선도해나갔다. 이 토대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여성 연구자들이 남긴 무수한 유리원판은 하버드의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

하버드 천문대 여성들은 밝기가 변하는 별들을 수없이 발견하였으며 별의 스펙트럼을 유리원판에 기록하여 하버드를 천문학계의 중추적인 기록 보관소로 정착시키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등장인물은 이렇다. 하버드 천문대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데 재산을 아끼지 않았던 애너 드레이퍼와 캐서린 브루스와 하버드에서 공식 직함을 부여받은 최초의 여성이자 밝기가 변하는 300여 개의 별을 발견한 윌리아미나 플레밍이 그들이다.

또한 별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여 허블에게 영향을 준 헨리에타 리비트, 천문대에서 일한 최초의 여대 졸업생으로 거성과 왜성을 구별할 수 있는 스펙트럼 분류체계를 고안한 안토니아 모리, 자신의 이름을 따 훌륭한 여성 천문학자에게 수여하는 ‘애니 점프 캐넌 상’을 만들고 20만여 개의 밝기가 변하는 별에 관한 목록을 완성한 애니 점프 캐넌, 별의 유형별로 온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최초의 여성 중 한 명인 세실리아 페인이 등장한다. 천문학계와 하버드 천문대에 큰 자취를 남긴 인물들이다.

책의 제목인 ‘유리우주’는 하버드 천문대의 여성 과학자들이 개척한 세계, 수많은 유리원판에 기록된 별들을 상징이며, 한 편으로 여성 차별을 뜻하는 ‘유리천장’에 대한 은유다. 원제목은 ‘THE GLASS UNIVERSE’다.

예컨대 하버드의 핵심 인력으로 항성분류체계를 설계한 윌리아미나 플레밍은 여성 최고 연봉자임에도 같은 일을 하는 남성보다 1000달러가 적은 연봉을 받았다.

<유리우주>는 19세기 말~20세기 초 미국 천문학 연구와 발전에 엄청난 역할을 했지만 잊혀진 채로, 소수에게 알려진 여성 연구자들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 과학논픽션 작가인 데이바 소벨이 천체 관측이라는 순수한 목표에 투신하여 천문학계의 발전과 인류의 공익에 이바지하는 과정을 촘촘히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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