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벡과 에드워드 존스턴이 만든 런던 지하철 노선도(1931).
해리 벡과 에드워드 존스턴이 만든 런던 지하철 노선도(1931).

[더리포트] 영국 지식재산청(UKIPO)이 런던의 지하철인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 Line)의 ‘지식재산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메트로폴리탄을 자국의 ‘지식재산’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다. 지하철이 어떻게 지식재산이 될 수 있을까.

메트로폴리탄 라인은 1863년에 개통된 세계 최초의 대중교통 시스템이다.

11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런던 당국은 터널링(tunnelling), 신호 처리, 철도 차량 설계 등 지하(underground)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개발해 왔으며 그 결과로 전 세계적인 특허와 지식이 생겨났다.

특히 런던지하철은 기발한 지하철 노선도(diagram)로 유명하다. 1931년 해리 벡(Harry Beck)이 개발한 이 노선도는 관측소 간 거리와 지형은 표시하지 않은 채 색상과 단어만 사용한 획기적인 디자인 아이디어였다. 현재 우리가 쓰는 지하철 노선도 역시 이 디자인을 반영한 것이다.

해리 백의 아이디어는 지하철 노선도에서 지하철 ‘지도‘를 뺐다는 점이다.

지도는 지리와 지형을 일정한 축적 비율로 한정된 지면에 넣은 그림이다. 초기의 런던 지하철 노선도는 기존의 지도 위에 지하철 철로를 표시했다. 그런데 해리 백은 기차가 정차하는 역과 정류장의 연결, 그리고 배치 관계만 넣었다. 지도가 아닌, 말 그대로 노선도가 필요하다는 승객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이 노선도는 특허를 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단한 지적 재산인 셈이다.

이 뿐 아니라 런던의 지하철은 예술가들의 창조성과 혁신적인 개발이 결합되어 발전하였으며 2000년에 도입된 런던교통(Transport for London, TfL)의 타일링, 가구 및 모켓(moquette) 등의 모양 및 기술은 디자인, 상표, 특허 및 저작권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게 지식재산연구원의 설명이다.

TfL은 지난 150년 간 다양한 지식재산권을 개발해 왔으며 전국 스포츠 행사를 반영하는 포스터부터 상징적인 원형의 지하철역 표지판에 이르기까지 고유한 상표는 전 세계에서 즉각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TfL은 지식재산을 통해 창의성을 더욱 높이고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한다.

TfL은 전 세계적인 라이선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Adidas)와 함께 지식재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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