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비즈니스는 동남아식이 아닌 서양식으로 진행되는 면이 있음으로 주의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더리포트]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 중국식 ‘인적 네트워크’인 ‘관시(關係)'를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나라마다 다른 에티켓과 문화가 있다.

최근 코트라는 15년간 싱가포르인과 비즈니스 관련 상담과 컨설팅을 해온 윤병헌 Corporate Solution Consulting 대표로부터 싱가포르에서 비즈니스를 하기위해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전했다. 싱가포르에서만 적용되는, 알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12가지 싱가포르 비즈니스 에티켓’이다. 이 중엔 어디서나 통용되는 매너 외에, 현지에서만 이뤄지는 독특한 문화가 있으니 참고할 만 하다.

1. 미팅 전 사전 약속과 시간 엄수는 필수

업무상 상대편을 방문해야 할 경우에는 미리 방문 사유, 일정 등을 조율하고 확답을 받은 후 방문해야 하며 시간 엄수는 필수적이다. 약속하지 않고 방문하는 것은 상당히 실례이며, 미팅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2. 드레스코드: 비즈니스 캐주얼이면 OK

비즈니스 미팅에서 드레스코드는 비즈니스 캐주얼이면 충분하다. 한국에서는 비즈니스 상담 시 반드시 넥타이와 양복 재킷을 입어야 하지만 싱가포르는 적도(the equator)에 걸쳐진 나라로 연중 고온다습(high temperature and humidity)하기 때문에 보통 대부분의 직장에서 긴 팔 와이셔츠와 양복바지만 입어도 특별한 문제는 없다. 하지만 매우 격식을 차려야 하는 공공기관이나 금융계에서는 넥타이와 재킷을 입어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확실하지 않은 경우 드레스코드를 담당자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신발을 벗어? 당황하지 말라

어떤 사무실이나 사적인 공간에서는 신발을 벗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수 있으니 양말도 신경 써서 신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장·창고형 사무실(factory·storage cum office) 같은 경우 공장 현장 직원들의 오염된 신발과 분리하기 위해서 사무실 안에서 신발을 벗게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4. 명함 교환은 정중하게

싱가포르에서 명함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첫 만남에서 서로 명함을 교환합니다. 명함을 전달할 때는 두 손으로 잡고 글자가 받는 사람을 향하도록 하고 받을 때도 정중하게 두 손으로 받아야 한다. 명함을 받을 때는 바로 주머니나 지갑에 넣지 말고 상대방의 성함을 약간 소리 내어 읽어보고 본인에게 이름을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쉽게 분위기가 좋아진다. 그 후에 명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비즈니스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

5. 첫인사: 종교적인 관습을 존중하자

사업상의 첫 만남에서 인사는 악수로 충분하다. 하지만 한국 스타일의 45도 고개를 숙이는 인사는 필요하지 않다. 무슬림 (회교도)의 경우는 보통 악수로 인사를 나눈 뒤에 손바닥을 잠시 가슴에 대는 관습이 있다. 무슬림 (회교도)여성의 경우 남자와는 악수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으니 혹시 이슬람 문화권 여성이 악수를 거부하더라도 기분 나빠할 필요가 없다. 무슬림(회교도)에게 돼지고기는 신성하지 않은 음식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는 문제뿐만 아니라 돼지고기가 들어간 한국 음식(삼겹살, 순댓국 등)에 관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왼손은 정결하지 않다고 여기니 왼손으로 물건을 주거나 악수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6. 업무와 무관한 질문은 자제

싱가포르 사람들은 업무와 직접 상관이 없는 사생활에 대해서 묻는 것을 꺼린다. 특히 나이, 결혼유무, 이혼문제 등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되도록 묻지 않는 것이 좋다. 한국은 나이나 결혼 유무를 통해 상대방의 위치를 확인하고 거기에 맞는 적절한 언어코드(존댓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싱가포르는 다민족 국가이고 영어를 공용어를 사용하므로 나이를 묻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를 묻는 것은 실례로 여긴다. 비즈니스 미팅을 하게 되면 업무에 관한 내용으로 바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핵심 의제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무례함을 피하기 위한 한국적인 빙빙 돌리기 스타일(날씨 이야기, 신변잡기식 이야기 등)은 싱가포르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니 피하는 것이 좋다.

7. 능력 중심의 사회: 어리다고 무시 No

싱가포르는 오랜 기간 서구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국민의 의식 구조가 상당히 서구화돼 있어 여성의 사회 진출도 매우 활발하다. 많은 국가기관 및 기업에서 여성들이 활동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으며 또한 조직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등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고 있어 여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더불어 싱가포르 인구는 중국계가 74%가 넘는 만큼 서양적인 합리성과 동양적인 예의범절이 잘 균형 잡혀 있어서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사람에 대해 존경심을 보인다. 하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가볍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요즘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상당히 젊은 층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추가로 싱가포르 일부 고위 공무원, 교장선생님, 기자 등은 한국과 다르게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리게 보이는 사람이 많은데 외모와 나이를 가지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

8. 싱가포르에서 M엣

싱가포르에서 비즈니스 시 자주 문제 되는 부분이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양해각서)에 관한 부분이다. 한국에서 온 사업가분들은 MOU를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non-binding) 합의라고 쉽게 생각합니다만 싱가포르 법원은 MOU에 대해서 법적인 구속력(legally binding)을 인정할 수도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싱가포르 측이 MOU 작성과 검토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고 답답하다고 생각하거나 일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하다고 보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싱가포르의 특수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9. 싱가포르 시장 규모에 맞는 MOQ 제시 필요

싱가포르 사업가는 비즈니스 상담 시 최소 주문량(MOQ: Minimum Order Quantity)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싱가포르 시장이 워낙 작다 보니 큰 수량을 주문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싱가포르에 새롭게 진입해야 하는 상품의 경우 최대한 적은 MOQ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품목도 처음 주문에 한해서는 다양한 품목을 합산해서 MOQ를 맞춰 주는 것이 비즈니스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10. 아세안 시장을 타깃팅하는 파트너를 찾아라

싱가포르 시장이 작고 빠른 시간 내에 시장이 포화(market saturation) 되기 때문에 싱가포르 시장을 우습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 시장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미얀마 등 아세안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즉, 큰 그림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고 이렇게 아세안 전역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11. 만찬보다는 오찬을 선호

워라벨(Work Life Balance)과 퇴근 후 가족 중심의 문화가 뿌리내려서 저녁식사 약속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점심 식사 약속이 무난하다. 물론 요즘에는 싱가포르 사업가가 한국에서 온 사업가와 진전된 대화를 나누기를 원하는 경우에 주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싱가포르 스타일 해산물 식당에서 술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닙니다만 메뉴나 장소 선정에 있어 상대편이 채식주의자이거나 무슬림(회교도)일 경우가 있으므로 사전에 관련 내용을 좀 더 민감하게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12. 과도한 선물은 오히려 역효과!

싱가포르에서는 뇌물수수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어 공무원들은 선물을 받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선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보편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선물을 주더라도 과다한 것보다는 간단한 기념품 등이 바람직하다. 요즘 한국 홍삼 제품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수의 싱가포르인이 한국의 인삼은 너무 강해서 몸에 좋지 않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 홍삼은 그런 부작용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 이효봉 싱가포르 싱가포르무역관은 “싱가포르는 역사적으로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모든 사회·경제 시스템이 서양식으로 발전해 왔다”며 “이로 인해 모든 비즈니스에 관한 사항들은 동양적인 인간관계보다는 서면 계약 위주로 진행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활용한 방식을 고수한다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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