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의 관계는 우리에게 혁신의 영감을 준다. (사진=픽사베이)

[더리포트] 자동차 운전자 발 앞쪽에 있는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가속장치)와 브레이크. 둘 다 자동차의 필수품이다. 가속과 급정거의 뜻이 보여주듯 둘의 관계는 적대적이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이 두 개의 장치의 공존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서로 대립되는 가치의 공존을 인정하는 일’이다. 세상은 선과 악, 물과 불,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같은 무수한 상반된 물질과 가치, 성격, 이념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 혹은 그것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사고는 위험하다.

둘은 변증법적 도약이다. 정과 반이 만나면 긍정적인 합의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 사회나 사람이나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했다. 멀리 갈 것 없이 발명의 역사가 그렇다.

셋은 ‘Bottleneck기술’의 중요성이다. 이 사례는 철도 산업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내놓은 ‘기계과학의 역사’에 따르면 1850년대 기차의 속도는 불과 20~30km 수준이었다. 제동 시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면 1.5km나 더 달린 후에야 정지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제동 기술의 한계로 기차의 속도향상은 어려웠고 전체적인 철도산업의 발전 또한 저해됐다.

이 문제를 미국 웨스팅하우스일렉트릭사의 창업자 조지 웨스팅하우스(1846~1914)가 해결했다.

‘당시 기차 브레이크는 손으로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는 방식으로 기관차는 물론 모든 객차를 동시에 제어해야만 안전하게 정차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맨이 모든 객차를 뛰어다니면서 제동해야 했다. 때문에 급정차가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내리막길을 만나면 폭주를 피할 수 없어 탈선과 충돌사고가 빈번했다.’

웨스팅하우스는 브레이크를 주변기기로 인식하고 주목하지 않았던 다른 발명가와 달리, 철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체 차량을 한꺼번에 제동할 수 있는 브레이크 개발이 관건이라고 여겼다.

본원기술은 아니지만 산업발전에 중요한 도움을 주는 이차적인 기술을 ‘Bottleneck’기술이라 부른다.

기계연구원은 “많은 기업들이 본원기술에만 관심을 갖지만 산업사를 돌아보면 Bottleneck기술의 혁신이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한다. 그 한 예는 자동차산업 발전에서의 타이어 기술 혁신이다.

웨스팅하우스는 1868년 파이프를 통해 모든 객차에 압축공기를 보내 한 번에 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인 '에어브레이크' 개발한 데 이어 6년 뒤인 1872년에는 자동 에어브레이크 개발에 성공했다.

새로운 자동에어브레이크는 80km/h의 속도에서 19초 만에 제동이 가능했다. 제동거리 270m로 에어브레이크의 1/2 수준이었다.

엑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는 우리의 발밑에서 나란히 자동차를 이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들과 다른 입장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최근 벌어지는 조국 사태를 둘러싼 친 조국과 반 조국의 첨예 대립이 단적인 예다.

그러나 상대를 인정하고 귀를 기울이며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배척할 것은 배척해야 한다. 무조건 아니다, 라는 독단을 버려야 한다.

속도가 제동에 의해 존재를 증명하고, 더 높은 차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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