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배가 한 대 바다에 떠 있다. 두 개의 등이 배 양쪽에서 주변을 밝게 비추었다. 배 위에는 정사각형 형태의 거대한 그물이 드리워져 있다. 잠시 후 컴컴한 하늘에서 낙하산이 나타났다. 뭔가 하얀 색 물체를 ’실은‘ 낙하산은 서서히 내려오더니 사뿐히 배 그물 위에 앉았다.’ 

민간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엘론 머스크 대표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9일 비즈니스인사이더를 비롯한 해외 매체에 따르면 비밀 군사작전 같은 이 사건은 최근 대서양에서 벌어졌다. 스페이스X의 초고속보트 '미즈 트리' 호가 갑판 위 그물망으로 '페어링'을 잡아낸 것이다. 일명 노즈콘으로 불리는 로켓 원추형 앞부분 덮개다. 페어링은 로켓이 궤도에 오르면 위성과 분리된다.

스페이스X의 엘론 머스크 대표가 페어링 회수 동영상을 올렸다. (사진=동영상 캡쳐)

스페이스X는 지난 달 25일에 이어 두 번째로 이 페어링 회수에 성공했다. 페어링을 낚아채는 이 랑데부의 성공 대가는 6백만 달러(약 72억 원)다. 페어링을 재활용하지 않고 새로 구입해 쓸 경우 환산한 금액이다. 

앨론 머스크가 해당 장면을 올린 데는 페어링 회수가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는 이유가 있다. SF영화에서 보듯 고도의 과학기술이 필요하다. 스페이스X는 페어링에 추력기를 달아 로켓에서 분리된 뒤에도 낙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만약 배가 잡아내지 못해 바다에 떨어지면 찾기 쉽지 않다. 또 바닷물에 부식되어 재사용이 어렵다. 

이번 비디오는 야간에 이루어져 멋진 광경을 연출했다. 망망대해에서 일어난 이번 랑데부는 우주 탐험 역사의 한 페이지 귀퉁이를 장식하는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