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생물체의 신경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뇌는 활발한 대사활동을 한다. 뇌 대사활동의 부산물로 생성된 상당한 양의 노폐물은 뇌척수액을 통해 뇌 밖으로 배출된다.

이 때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과 같은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뇌에 축적되면 기억력 증 뇌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우리나라 연구진이 뇌 속 노폐물을 뇌 밖으로 배출하는 ‘뇌 하수도’ 모습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5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고규영 IBS 혈관연구단 연구팀은 뇌의 노폐물을 담은 뇌척수액을 밖으로 배출하는 주요경로(hotspot)가 뇌 하부 뇌막 림프관임을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배수기능이 떨어짐도 확인했다.

IBS 연구진이 노화에 따라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말초 다발이 과형성되고, 판막구조와 지지구조가 무너짐을 관찰했다. (그래픽=IBS 제공)
IBS 연구진이 노화에 따라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말초 다발이 과형성되고, 판막구조와 지지구조가 무너짐을 관찰했다. (그래픽=IBS 제공)

연구진은 림프관 특이적으로 형광을 발현하는 생쥐 모델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뇌 상부와 하부 뇌막 림프관의 구조가 서로 다름을 관찰했다. 구조적인 차이는 기능적인 측면과 연결되었다. 즉, 뇌 하부 림프관이‘뇌 하수도’역할을 하는 데 적합한 구조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어 뇌척수액에 형광물질을 주입하는 실험과 자기공명영상(MRI) 실험을 통해 뇌에 쌓인 노폐물이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을 통해 뇌 밖으로 배출됨을 추가적으로 확인했다.

노화 생쥐 모델을 분석한 결과, 노화 시 뇌 하부 림프관의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붓고 뇌막 림프관 내부 판막 구조가 망가져있음을 관찰했다. 구조가 퇴화됨에 따라 뇌 하부 림프관의 배수 기능도 저하됐다. 이는 노화됨에 따라 뇌에 노폐물이 쌓여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

고규영 단장은 “앞으로 뇌 하부 림프관의 배수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하면 새로운 퇴행성 뇌질환 치료방법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지난달 25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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