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개발한 주사기 대용, 액상약물 전달 '패치'. (사진=숭실대 제공)

[더리포트] 주사기 공포로부터 벗어날 발명품이 나왔다.

국내 연구팀이 최근 피부에 붙이면 고분자 약물이 체내에 흡수되는 ‘약물 전달 패치’를 개발했다. 주사바늘과 실린더 없이 파스처럼 피부에 붙이면 고분자 약물이 살갗 안으로 스며드는 방식이다.

1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숭실대 전기공학부 배원규 교수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정훈의 교수 공동연구팀은 “독사의 어금니를 본떠 고분자 약물 등을 피부 안으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액상약물 전달패치를 고안해냈다”고 밝혔다.

약물 전달 패치는 1cm² 면적의 투명 패치에 0.2mm 굵기의 구조체 100여개를 박은 도장 형태다. 뾰족한 구조체 하나하나에 오목한 형태의 홈(grove)이 미세하게 달려있다. 패치를 피부에 부착하면 구조체가 피부를 찔러 무수한 틈을 생성하고 약물을 주입하게 된다. 대략 5초면 ‘피부 주사’가 완료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패치의 모세관 현상을 이용한 주입 원리는 독사의 어금니구조에서 착안했다. 독사는 머리에 독을 짜는 압력기관이 없음에도 독니의 홈을 이용해 맹독을 타 생물체에 주입할 수 있다.

피하주사기는 1853년에 프랑스의 샤를 프라바즈가 개발했다. 특히 독사 송곳니(front fang)에서 주사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전해진다. 이번 패치 역시 독사로부터 영감을 얻었다는 점이 이채롭다.

배원규 교수는 “기존 주사기 장점을 살리면서도 큰 바늘과 높은 압력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며 “160년 넘게 이어져 온 주사기의 대안을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의 8월 1일 표지 논문으로도 개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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