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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에서 장기 배양'...일본이 판도라 상자를 열다
'쥐에서 장기 배양'...일본이 판도라 상자를 열다
  • 김태우 기자
  • 승인 2019.07.3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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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포트]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일본이 동물의 자궁을 빌려 인간의 장기를 만드는 실험을 승인한데 대한 외신의 반응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비롯해 주요 외국 과학매체는 30일 일본 문부과학성 전문위원회가 인간 역분화줄기세포(iPS)를 쥐 배아에 넣어 인간 췌장 세포를 만드는 실험을 승인했다는 사실을 일제히 전했다.

이 실험을 간단히 요약하면 인간 장기를 동물 몸에서 배양한 뒤 인간 몸에 이식하는 내용이다. 마침내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과학 연구 중 하나인 인간-동물 배아 실험이 진행되는 셈이다.

줄기세포 생물학자 나카우치 히로미쓰 도쿄대 교수 연구진은 생쥐 유전자를 조작해 특정 장기가 없는 쥐 배아를 만든 뒤 여기에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인간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넣는 연구를 해왔다. 매커니즘은 이렇다.

쥐 몸에서 인간의 장기를 배양하는 프로젝트가 출발했다. (사진=픽사베이)
쥐에게 감사해야 할까. 쥐 몸에서 인간의 장기를 배양하는 프로젝트가 출발했다. (사진=픽사베이)

유전자를 조작해 췌장이 없는 쥐 배아를 만든다. 여기에 인간의 줄기세포를 넣으면 쥐에서 인간 췌장 배아가 만들어진다. 이를 쥐 자궁에 착상시킨 뒤 분만하게 한다. 최종적으로 사람 췌장 세포를 갖고 있는 쥐가 태어난다.

이는 동물로부터 맞춤형 인간 장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에서만 1만 여명이 넘는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우치 교수는 네이처와 인터뷰에서 "먼저 생쥐를 이용해 인간과 동물 간 혼합 배아를 배양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마지막으로 돼지를 이용해 70일까지 혼합 배아를 배양하는 실험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과 인간 세포를 융합하는 이 실험은 거센 논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국가들은 윤리적인 문제로 이런 실험을 규제해 왔다. 따라서 일본은 쉽게 손대지 못한 판도라 상자 뚜껑을 열어 제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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