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20대 초반 시절 불교 경전 <반야심경>을 만나 일생일대의 충격에 빠졌던 흥미로운 이야기가 공개되었다.

먼저 <반야심경>이 무엇인지 알아야 보자. ‘반야’는 완전한 최고의 지혜를 뜻한다. 그런데 동시에 동아시아 불교의 최고경전이다.

새 책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통나무, 2019년)은 <반야심경>의 탄생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부처님 입멸한지 약 500년 후에, 인도의 영민한 불교인들은 초기불교의 무아사상을 끝까지 밀고나가 모든 실체적 사유를 부정하는 공(空)사상을 정립하였다.

이 공사상을 철두철미하게 체득하는 것이 반야지혜이고, 이 반야지혜의 완성이 ‘반야바라밀다‘이다.

이 때 혁신적 불교 세력이 등장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중심 테제로 내세우며 치열한 대중운동을 펼친다. 이것이 대승불교운동이다. 반야지혜사상으로 기존 불교의 번쇄한 이론체계를 무너뜨린 것이다.

이 대승불교운동은 새로운 불교를 탄생시킨 불교혁명이었다. 대승불교운동은 다양한 반야부 경전을 만들어내었다. 팔천송반야경을 시작으로 이만오천송반야경, 금강경, 십만송반야경 등 반야경전은 그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반야심경>은 이 방대한 반야경을 260자의 한자로 압축한 대승불교의 핵심 경전이자, 반야지혜사상의 결정판이다.

도올의 새 책.
도올의 새 책.

김용옥이 이 책을 만나게 된 때는 50년 전, 대학생 시절이었다. 그는 방학을 맞아 고양인 천안부근의 광덕사에 단기 출가 중이었다.

그 때 그곳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체험을 하게 된다. 산사의 뒷간(화장실)에서 <반야심경>을 우연히 접한 것. 책이 전하는 내용이다.

“어느 날 똥을 누느라고 변소깐에 무릎을 웅크리고 앉아있을 때였죠. (중략) 이상한 문자들이 내 눈에 띄었어요. 밑씻개로 신문쪽지나 종이들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반야심경>이 쓰여진 종이 쪽지였습니다.

자아~이게 웬일일까요? 한 글자 두 글자, 센텐스 바이 센텐스, 주어, 동사, 부사, 형용사 따위를 맞추어가면서 그 뜻을 생각해보는 순간, 아니! 막연하지만 그 의미가 통달케 되면서 펼쳐지는 광막한 사유의 세계, 전 우주가 나의 의식권 내에서 기발한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나는 정말 무지막지한 충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20쪽

도올은 그 뜻을 헤아리는 어느 순간, 그는 세상을 보는 눈이 확연히 달라지고 엄청난 흥분에 휩싸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날 이래로 반야 글을 화장실에 붙여놓고 3개월 함께 보냈다.

또 하나, 저자 김용옥은 광덕사에서 겪은 잊지 못할 체험 하나를 더 소개했다. 바로 공중부양이다. 한밤중에 별당에서 부처님을 앞두고 좌선을 하던 중에 일어난 일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갑자기 쌍가부좌를 튼 몸이 부웅 뜨더니 공중으로 부양했다. 점점 올라가더니 부처님 얼굴 앞까지 올라갔다. 부처님과 대화를 했다. 그리고는 UFO비행접시가 내려앉듯 서서히 땅바닥으로 내려앉았다.’ 23쪽

이 믿기 힘든 이야기는 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하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은 <반야심경>에 관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도올의 젊은 시절 모습도 고스란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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