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상표권 및 특허권 침해 분쟁이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더리포트]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선 상표권 침해에 시달리고, 미국에선 특허침해 공격에 속앓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2018년) 지식재산 침해 분쟁의 58%가 미국과 중국에서 발생했다. 

해외에서 지재권 분쟁을 겪은 10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특히 이 지식재산 분쟁 기업 10개 중 7개는 중소·벤처기업이었다.

자세한 내역을 살펴보면, 73개 기업(72.3%)은 해외 기업이 자사의 지식재산을 침해하거나 모방해 발생한 '피침해 분쟁'을 겪었다. 이중 중소·벤처기업 비중이 72.6%로, 지난 2014년(63.6%)과 비교해 8.7%p 증가했다. 

또한 지재권 분쟁의 63.4%가 중국에서 발생했으며, 상표분쟁이 가장 많은 전체의 41.5%(51건)였다. 

이 가운데 분쟁에 휘말려 사업을 축소하고, 해당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응답이 2014년 4.5%에서 지난해 23.6%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책적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허권 침해 분쟁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31.3%) 겪었고 그 다음이 중국(26.9%)이었다. 미국에서의 특허분쟁은 특허괴물(NPE)로부터 당한 경우가 많았고, 전기·전자산업에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권리유형을 보면 특허가 전체 분쟁의 50.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상표(38.8%), 디자인(6.0%) 등 순이었다. 

침해 분쟁에서 우리 기업과 다툰 외국 기업은 미국 기업이 32.8%, 중국 기업이 22.4%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 비중은 2014년 4.5%에서 4년 동안 5배 가량 급증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중국 기업의 경우, 분쟁을 시작하는 형태도 다른 외국 기업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유럽 기업은 분쟁 시 우리 기업에 경고장을 보내는 것으로 분쟁을 시작하지만, 중국 기업은 경고장 발송 과정을 생략한 채 바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가 절반에 달했다.

실제로 우리 기업과 연관된 지식재산 침해 분쟁이 소송으로 확대된 사례 중 72.2%가 중국에 의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임소진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박사는 "해외 지재권 분쟁 주체가 과거 대기업에서 분쟁 대응 능력이 취약한 중소·벤처기업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며 "중국이 지식재산 침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중국 진출 시 지식재산 분쟁 대응전략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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