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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섭의 문장강화 23] 그리움에서 빠져나온 영혼
[임정섭의 문장강화 23] 그리움에서 빠져나온 영혼
  • 임정섭 <글쓰기훈련소> 소장
  • 승인 2019.07.26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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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더리포트] 지적인 작업에 도움이 될 문장, 음미하고 사유하면 좋을 문장과 활용법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그대 생각을 하노라니 연못의 반딧불이 내 몸의 그리움에서 빠져나온 영혼 같다네.'

일본 여류시인 이즈미 시키부의 문장이다.

이 글은 반딧불과 그리움, 영혼이란 시어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오래 씹다보면 문장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누군가를 연모하면 눈이 멀고 때로는 헛것이 보인다. 한편으로 매순간 생각하다 보면 그리움이 사물로 전이된다.

연못에서 반딧불이 물비늘처럼 반짝이며 밤하늘을 수놓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그 모습은 결코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터. 그것은 흡사 내 마음에 떠도는 그리움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밤하늘 저 유성은 내 그리움에서 떨어져 나온 길 잃은 영혼 같다네.'

비슷한 문장들이다.

'지금 바라보는 석양의 붉은 빛은 내 사랑에서 빠져나간 핏물 같다.'

'저 꽃의 하얀 빛깔은 내 안의 그리움으로 물들인 것이다.'

'저 떨리는 나뭇잎들은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간 무수한 피부 조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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