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하늘 아래 새 것이 없다.‘

고대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는 과정은 이 문장을 연속적으로 떠올리는 과정이다. 우리가 쓰는 많은 물건(혹은 물건 아이디어)이 일반적인 생각을 가뿐히 뛰어 넘을 만큼 ’옛 것‘이기 때문이다.

신간 <방구석 박물관>(북트리거, 2019년)은 책이라는 박물관이다. 그 속에는 여섯 개의 전시실(장)이 있고 신기한 물건이 소개되어 있다. 예를 들면 공중화장실은 로마시대 발명품이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우산은 어떨까. 상당히 오래됐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역사는 무려 2400년 전이다.

책에 따르면 아카드제국(오늘날 이라크)의 왕 사르곤의 승전 기념비에 우산의 흔적이 있다. 군대를 거느리고 앞서 걸어가는 왕의 옆에 서서 시종이 파라솔을 높게 펼쳐 해를 막아 주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플라톤의 알람시계와 작동 원리. (북트리거 제공)

그렇다면 자동판매기는 어떨까. 이것도 현대 발명품이 아니다.

책에 따르면 그리스의 기계학자이자 물리학자, 수학자인 헤론이 세계 최초의 자동판매기를 개발했다. 그 기계는 5드라크마(그리스의 화폐 단위: 옮긴이)짜리 동전 하나를 넣으면, 일정량의 성수(聖水)를 내주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헤론은 신전의 문이 저절로 열리고 닫히게 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독자들은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겪는 편리함이 조상의 지혜로부터 왔음을 실감하면서 겸손해진다.

이를테면 이미 서기 300년에 만들어진 술잔(리쿠르고스 술잔)에 나노 기술이 쓰였으며, 3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이 외과 수술을 시행했고, 기원전 6세기 무렵 인도에서 성형 수술이 이뤄졌다니 말이다.

특히 우리가 매일 아침 쓰는 알람시계가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에게 특허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더 그렇다. 플라톤은 알람시계를 만들어 아침 일찍 제자들을 깨웠다고 한다. 작동 방법은 모래시계 원리다. 떨어지는 모래로 인해 소리가 난다. 물론 모래시계는 비유다.

책은 단지 발명품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세계 전역의 고대 기기와 물건의 역사를 훑으며 자연스레 세계사에 접근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예컨대 츄잉 껌의 역사를 읽으며 16세기 에스파냐 정복자들이 아스테카문명을 파괴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된다.

'방구석 박물관'
'방구석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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