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협회‘ 우주선 ’라이트세일 2호‘(LightSail) 시험비행

[더리포트] “돛이 완벽하게 펴졌습니다! 우리는 태양광을 타고 항해하고 있습니다!!!!!(“SAIL DEPLOYMENT COMPLETE! We're sailing on SUNLIGHT!!!!!”)

새벽 4시 17분, 극적인 순간을 담은 트윗이 온라인에 날아들었다. 발신은 미국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였다. 하루 동안 5만 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행성협회가 올린 트윗. (트위터 화면 캡쳐)

태양광을 에너지로, 우주 여행 연료 문제 해결

우주의 가장 먼 곳까지 날아가려는 인류의 꿈이 날개를 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행성협회‘는 우리시간으로 어제 오전 우주선 ’라이트세일 2호‘(LightSail2)가 돛을 성공적으로 펼쳐 '솔라세일'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발사된 지 한 달만이다.

솔라세일(Solar Sail)은 태양광 돛단배(혹은 범선)의 운항 형식이다.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광자들이 우주선의 돛에 부딪히면서 생기는 광력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어 비행하는 것을 말한다. 우주는 진공상태이기 때문에 처음 출발할 때는 보통 자동차 속력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속도로 바뀐다.

’라이트세일 2호‘는 행성협회의 라이트세일 프로젝트의 세 번째 우주선이다.

행성협회는 <코스모스>로 유명한 칼 세이건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그는 1976년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해 태양광을 에너지로 변환하는 돛을 달아 움직이는 우주선을 제안했다. 그리하여 2005년 탐사선 ‘코스모스 1호’가 추진되었으나 로켓발사까지 가지 못했다.

이후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10년 최초의 우주 돛단배인 '이카로스'를 시험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원래 6개월간에 걸쳐 금성에 도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2015년 연락이 끊겼다.

‘이카로스(IKAROS)’란 이름은 ‘태양의 복사열로 추진되는 연 모양의 행성간 탐사선(Interplanetary Kite-craft Accelerated by Radiation Of the Sun)’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한편으론, 그리스신화에서 태양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붙인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 높이 날다 뜨거운 태양열 때문에 날개가 떨어져 죽은 인물 이름을 반영한 것이다.

라이트세일 2호가 태양돛을 펴고 우주항해하는 모습을 상상한 일러스트. (행성협회 제공)

"돛단배로 우주여행" 40년 전 칼 세이건의 꿈 실현될까.

라이트세일 2호는 돛을 장착한 무게 5㎏의 초소형 위성 ‘큐브샛(CubeSat)’이다. 지구상에서는 사각형 형태의 돛을 말고 있다가 우주로 나가면 활짝 펴는데, 그 때 넓이는 32제곱미터(권투경기장 크기)가 된다. 

이 큐브셋은 우주 탐사 비용을 절감 한 소형, 표준화 된 위성이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데이브 스펜서 미국 퍼듀대 항공학 교수는 "계획대로라면 라이트세일 2호는 최소 한달, 가능하다면 1년 동안 지구 궤도를 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는 목적지까지 가는 데 40년 이상 걸렸다"며 "만약 태양돛을 달아 추진력을 이용했다면 20년 만에 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칼 세이건의 딸이자 천문학자인 사샤 세이건은 "라이트세일 2호는 우주에서 성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이번 미션이 성공하면 우주여행에서 한계점 중 하나인 연료 문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행성협회의 빌 나이(Bill Nye) CEO는 "우리 팀과 전 세계 수만 명의 지지자들 덕분에 40여 년 전에 행성 협회 창립자가 시작한 꿈이 실현되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태양광 돛단배가 우주탐험에 대한 인류의 동경을 담은 프로젝트인 점을 아는 사람들로선 이 발언에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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