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엔 인쇄기반의 읽기와 온라인 기반의 읽기를 고루 발전시켜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디지털 시대엔 인쇄기반의 읽기와 온라인 기반의 읽기를 고루 발전시켜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더리포트] “인공지능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양손잡이 읽기’이다.“

SBS-TV의 저녁 프로그램 'SBS 스페셜'이 21일 '난독시대 #책 한 번 읽어볼까'가 전한 인상 깊은 구절이다.

이날 방송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시대에 소외되고 가고 있는 책을 화두로 던졌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독서량이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한국의 18세 이상 성인 중 1/4은 1년에 단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다. 또한 문해력(문맥을 이해하는 능력은 OECD 평균 이하이다.

방송은 그 이유를 음성,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가 혼합된 디지털 모니터를 ‘읽지’ 않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집중력을 기르고 깊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문자 발명과 책읽기를 통해서 가능했는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면서 사고 기능이 퇴화한다는 것. 좀 더 부연하면 이렇다. 

“인간의 유전적 특징은 책 읽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늘 주변을 살펴야 생존이 가능했기 때문에 산만한 것이 당연했는데 문자가 발명되고 책을 읽게 되면서부터야 한 군데 집중하고 깊은 사고를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책을 읽지 않게 되면 뇌가 움직이는 회로 자체의 변형이 생긴다. 특히 스마트 폰과 디지털 기기를 통해 유입되는 방대한 양의 정보는 하나하나 살피기보다는 훑어 읽을 수밖에 없고 이것이 뇌의 특정한 기능을 저하시키고 독해력을 떨어뜨린다.”-방송내용

그렇다면 디지털시대에 책읽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방송에서 제시한 방법 중 하나는 ‘양손잡이 읽기’다. <다시 책으로>(어크로스. 2019)의 매리언 울프 박사가 제시한 독법이다. 그는 인지신경학자이자 아동발달학자이자 읽는 뇌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다.

책에 따르면 ‘양손잡이 읽기’는 인쇄 기반 읽기 능력과 디지털 기반 읽기 능력을 동시에 하는 읽기다. 이는 이중 언어 학습과 비슷하다. 예컨대 다문화 가정의 어린아이는 한 가지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겨갈 때 어려움을 겪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두 언어로 깊이 사고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른다. 마찬가지로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 사이에서 자유롭게 코드를 변환해가며 넘나들 수 있도록 두 읽기 수준을 나란히 발달시켜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매리언 울프 박사는 아이들에게 종이책과 인쇄물 읽기를 먼저 가르친 다음, 아이가 '스크린'으로 읽기를 시작하자마자 ‘반대 기술’을 반복해서 훈련시키라고 조언한다. 스크린으로 읽을 때도 자신이 읽는 동안 이해한 것을 규칙적으로 점검하고 세부 내용을 기억하도록 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는 문해력이 낮은 요즘 젊은이와 독서력이 부족한 중-장년 층에게도 필요한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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