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7일) 축하행사에서 ‘군사 퍼레이드(Salute to America Military Parade)’를 한 사안을 두고 찬반 여론이 일고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10일 뉴스레터를 통해 미국 주요 매체들이 긍정과 부정의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이 군사 퍼레이드의 전말은 이렇다.

통상적으로 군사 퍼레이드는 전제주의, 독재국가, 공산국가에서 과시적으로 하는 기념행사다. 보통 민주국가에서는 혁명기념일과 전승기념일에 전몰자를 위한 기념행사로 치러진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프랑스 혁명기념일 군사 퍼레이드(일명: Bastille Day Celeration)를 참관한 후 워싱턴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하겠다고 국방부와 의회에 요구했다.

그동안 미 독립기념일 행사는 영국으로부터 쟁취한 미국의 자유 (freedom)와 정의(liberty)를 향유하는 휴일이자 초당적이며 비정치적 행사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경례를 위한 군사 퍼레이드’로 만든 것이다.

부정적인 여론은 이 행위가 거창한 기념행사를 거부한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 턴 대통령의 의지와 미국 독립기념일 정신을 훼손 시켰다고 본다. 특히 이는 이번 내년 대선을 의식한 행위가 아니냐는 시선이다.

이와 관련 ‘필라델피아 인퀘리어 (Philadelphia Inquirer)’지는 “필라델피아 독립전 쟁 기념관에 새겨진 워싱턴 대통령의 자유와 정의 정신을 기념할 독립기념일을 트럼프 개인적 욕심에 의해 정치적 쇼로 만들었다”라고 비난하였다.

특히 이번 퍼레이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을 자신의 지지자(partisan) 응집을 위한 정치적 지지대(prop)로 활용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미국의 전통적 '문민통제(civilian control of the military)' 정신을 훼손시켰다는 비난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시설물 훼손과 막대한 예산 낭비 문제도 거론되었다. 이번 퍼레이드는 의회 의사당과 링컨 기념관 사이에 길이 1.6km, 폭 120m의 메인몰에서 실시되었다. 그런데 중무장 첨단 무기들이 전시됨에 따라 인근 기념관과 박물관의 각종 전시물에 진동을 유발하는 등의 악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사 퍼레이드에 개한 워싱턴 포스트 지의 편집인의 주장. (사진 워싱턴 포스트 화면 캡쳐)
워싱턴 포스트지의 편집위원은 "트럼프는 군사 퍼레이드를 자신을 위해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사진 워싱턴 포스트 화면 캡쳐)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지는 당일 보도를 통해 “행사 이후 관련 기관들이 중무장 무기들이 링컨기념관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조사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퍼레이드엔 약 9천만 불이 소요되었으며, F-22/35 등 첨단 항공기의 시위 비행을 고려하면 소요 예산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국방부는 F-35 스텔스기의 시간당 운용비용이 3만 불, 에어포스 원은 14만 불이라고 발표하였다.

반면 긍정적 평가도 있다.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아닌 매우 짧은 시간에 핵심 첨단 무기만 준비한 압축형 군사 퍼레이드였고, 세계 최강의 미군 능력을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기 위한 응집력을 형성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평가다.

또한 경제, 이민, 동성연애, 마약 등에 대한 각주 간의 갈등으로 분열된 국론을 넘어 미국인을 하나로 집결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옹호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연설에서 독립을 일궈낸 미국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미국 에 대한 경례로 하나로 뭉칠 것이다”라며 단결을 촉구하였다.

미국의 주요 매체를 보면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다. 일부 언론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미 국민 앞에서 시현하여 미 국민의 자긍심과 열정을 증폭시켰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리더십’을 발휘할 계기가 되었다”고 평했다.

어쨌거나 이번 사안으로 트럼프는 강력하면서도 보기 드문, 독특한 리더십을 구축하고자 하는 자신의 스타일을 또 한 번 과시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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