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대구시가 거액을 들인 ‘도시 브랜드’ 변경이 시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대구시는 도시 브랜드 슬로건 개선안을 담은 '대구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새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 각종 공문서와 각종 시설물 등에 적용된다.

문제는 새 브랜드 ‘컬러풀대구’의 개선 내용이다. 기존의 파랑, 초록, 검정, 분홍, 노랑 5색 가운데 검정을 빨강으로, 분홍을 보라로 각각 바꿨다.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 등 대구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부각해 '젊은 도시, 열린 도시, 열정의 도시' 등 대구 정체성을 더 명확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시 브랜드' 개선안(오른쪽) (사진=대구시 제공)
대구의 '시 브랜드' 개선안(오른쪽) (사진=대구시 제공)

그렇다면 그 동그라미 두 개 색 변경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빨강은 젊음과 열정이 가득찬 역동적인 도시, 보라색은 창의와 개성이 넘치는 문화예술도시를 뜻한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의 대구시 도시 브랜드 ‘컬러풀대구’는 2004년부터 사용해왔다”며 “대구의 정체성이 담기지 않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권영진 시장 취임후 2015년 10월부터 새 도시브랜드 개발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렇게 3년여 동안 시민, 전문가 토론회와 여론 조사를 통해 새 로고를 결정했다. 여기에 용역비와 브랜드개발 및 관리방안 연구비 등 모두 3억5200만원이 들어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혈세 낭비”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네티즌 ‘sofi****’은 “초등학생 수준의 동그라미 색깔 바꾸기 하는데 무슨 3년 연구에 토론회에 시민여론 조사냐”며 비판했다. ‘allu****’은 “시의 상징인 로고가 무척 중요하지만, 3억 이상 돈 들여서 헛돈을 쓰다니 누굴 위한 일인가”라고 일갈했다.

문제는 더 있다. 시 브랜드가 바뀌면 ‘메뉴판 비용’이 추가로 들기 때문이다. 기존 로고가 붙은 공문서나 안내판, 간판 등 각종 시설물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브랜드 교체 비용의 몇 배가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메뉴판 비용이란 음식가격을 올림으로써 발생하는 식당의 메뉴판 교체 비용을 말한다. 배꼽(메뉴판 비용)이 배(음식 가격)보다 더 큰 경우가 많은데서 유래되었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