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izumoto et al., Proc Royal Soc B, 2019
5천만년 전에 살던 Erismatopterus levatus 물고기 떼 화석. (사진=Mizumoto et al., Proc Royal Soc B, 2019)

[더리포트] 떼로 몰려다니는 작은 물고기들을 통째로 담은 진귀한 화석이 발견되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과 일본 미즈타 메모리얼 박물관 공동연구팀은 최소 5000만년 전 살았던 물고기 떼 화석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영국왕립학회보B 최신호에 발표했다.

30일 미국 과학계에 따르면 이 물고기는 오래 전 멸종된 '에리스마토프테루스 레바투스'(Erismatopterus levatus) 종이다. 이 물고기는 다 자라면 길이가 6.5㎝ 정도된다. 화석 속의 물고기 수는 총 259마리다.

이번 발표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점은 한두 마리가 아닌 떼로 화석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전엔 개별 화석은 발견된 적이 있다.

언뜻 보면 화석이 아니라 수면 아래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떼 사진으로 보일 만큼 생생하다.

이 물고기들은 신생대 에오세기인 5600년 전부터 3400만 년 전 그린 리버(Green River) 지역의 산악 호수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본 화석. (Mizumoto et al., Proc Royal Soc B, 2019)

화석을 보면 이 물고기들은 일사분란하게 한 곳을 향해 몰려가고 있다. 그러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갑자기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이 259마리 중에는 겨우 20㎜가 넘는 새끼도 포함되어 있다.

연구진은 이 작은 물고기들을 측정하고, 위치를 매핑하고, 움직임에 대한 1,000 가지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

그 결과 "E. 레바투스는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떼로 뭉쳐 움직인 듯하다"며 "떼로 죽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얕은 물 위에 있던 모래 언덕이 갑자기 무너지면 이렇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구진은 이 화석이 멸종한 고대의 물고기 연구에 소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겠는가, 아무리 작은 물고기라도, 과학의 발견은 거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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