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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레코드사 열 받게 한 ‘해외 기반 복제 사이트’ 판결
미국 레코드사 열 받게 한 ‘해외 기반 복제 사이트’ 판결
  • 전동민 기자
  • 승인 2019.05.31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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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포트] 자, 이런 가정을 해보자. 중국에 한 음원 서비스 사이트가 우리 가요를 무단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다. 이럴 경우 처벌이 가능한가. 이는 해외에 기반을 둔 사이트의 저작권 위반 문제이다. 이와 관련 흥미로운 사례가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소송이 이어지는 해외기반 ‘유튜브 복제 웹 사이트’ 소송이다.

2018년 8월, 미국의 유명 레코드사들은 유튜브 복제 웹 사이트들인 ‘FLVTO.biz’와 ‘2conv.com’의 러시아 운영자인 쿠바노브(Kurbanov)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최근 ‘해외 기반 저작권 침해자에 대한 판결 사례’로 이 사건을 다루었다.

미국에서는 최근 해외기반 사이트의 저작권 위반에 대한 판결이 이슈가 되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미국 법원 “사용자와 상호작용 없고 상업적 아니다” 기각

올해 1월, 미국 지방법원은 해당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해당 웹 사이트가 버지니아 주 및 미국을 의도적 대상으로 선정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웹 사이트들이 사용자들과 상호작용적으로 보이지 않음에 따라 상업적으로 분류될 수 없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해당 웹 사이트들이 특정 대상을 의도적으로 지정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버지니아 주 및 미국을 대상으로 이득을 취하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에 대해 미국 레코드 협회인 RIAA는 큰 유감과 실망감을 나타내며 항소를 했다. 이어 법원 판결을 반박했다.

먼저 RIAA는 웹 사이트의 소유자가 버지니아 주 및 미국 국가에 대한 접촉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하였다. 해당 불법복제 웹 사이트로부터 수십억 개의 저작권 침해 파일들이 미국 기기에 전송되고 있는 근거를 댔다. 또한 수백만 명의 미국 사용자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 사용자들과 상호작용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 웹사이트들이 미국 사용자들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를 통해 이익을 얻고 있음을 밝혔다.

더불어 RIAA는 문제의 웹 사이트들이 미국 기반 광고 회사와 미국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미국 기반의 서버를 사용했다는 점, 웹 사이트들의 소유자가 미국의 DMCA3) 대리인(DMCA Agent)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다는 점을 들며 미국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웹 사이트라는 사실에 객관성이 없다고 지적하였다.

RIAA는 “법원 결정이 항소에도 이대로 확정 판결된다면, 인터넷상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미국법원의 관할권 밖에 새로운 도피처로 부각될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영화 협회인 MPAA도 미국 이외의 지역에 있는 저작권 침해자를 추적하기 어렵게 할 것이라며 저작권 소유자들에게 심각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관할권과 관련해서는 해당 웹 사이트들이 미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법원이 웹 사이트 소유자에 대한 관할권을 당연히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미국 전자 프런티어 재단(EFF)은 미국 레코드 저작권 협회와 다른 의견을 제시해 논쟁을 달구고 있다. (사진 EFF 상징 화면)

디지털 권리 공유 단체에서는 복제사이트 지지 표명

불법복제 웹 사이트의 운영자인 쿠바노브는 지난 4월 항소 법원에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쿠바노브 측은 웹 사이트의 운영 및 관리가 러시아에서만 이루어졌기에 법원의 판결이 옳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자신의 웹 사이트는 미국 사용자 수가 전체 웹 사이트 사용자 수의 10%에 밖에 차지하지 않기에 자신들이 미국을 주요 목표로 지정하였다는 RIAA의 주장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 전자 프런티어 재단(EFF, 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이 쿠바노브 측을 지지했다는 점이다.

EFF는 법원의 관할권 밖이라는 판결을 지지하였다. 즉, 웹 사이트의 이용 약관이 상업적 관계를 이루고 있지 않으며 지역-타겟팅 광고 (Geo-Targeted Ads) 사용이 관할권에 포함되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EFF는 사용자들이 웹 사이트를 통해 파일을 공유하지 않으며 웹 사이트를 사용하기 위해 계정을 생성하지 않아도 되기에 법원의 웹 사이트들이 반(半)-상호적이라는 판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 사안에 대해 저작권 보호 단체와 디지털 권리 공유 단체의 반응이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최희식 경민대학교 외래교수는 “국내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해외 기반 불법 복제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으며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으나 운영자가 한국인인 경우 엄격히 단속하여 처벌하고 있다”며 “국외 국적의 저작권 침해자에 대한 소송이 국내에서 진행될 경우 이번 사건의 최종 판결이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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