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스토리 창고]는 전설, 민담부터 동화, 고전, 최신 소설에 이르기까지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모든 이야기를 담은 창고입니다. -편집자 주

오늘은 에밀리 브론테(1818~1848)의 명작 <폭풍의 언덕>입니다.

누군가 생애 하나 뿐인 작품을 남겼는데, 그것이 불후의 명작이 된다면? 예술계에선 이보다 더 극적인 일도 드물 것입니다. 서른 살 나이에 요절한 에밀리 브론테가 죽기 1년 전에 발표한 이 소설이 그렇습니다.

1847년에 출간된 소설의 찬란한 광채의 이유로 작가의 빛나는 감수성과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필치 그리고 날 것 그대로의 인물 창조를 꼽습니다. 순수하고 아름답고 열정적이고 파괴적인 정념은 비바람 몰아치는 스산한 배경 무대와 함께 한 번 읽으면 영원히 잊히지 않는 명작을 꽃피웠습니다.

‘폭풍의 언덕’(2011) 스틸 컷
영화 ‘폭풍의 언덕’(2011) 스틸 컷

영국의 한 황량한 산지에 자리잡은 언쇼가의 저택 '폭풍의 언덕'. 그 집에는 언쇼 부부와 힌들리, 캐서린 남매가 살고 있다.

부유한 지주 언쇼는 여행을 다니며 소일한다. 어느 날 귀가길에 꾀죄죄한 집시 아이 히드클리프를 데려온다. 그 아이는 강하고 단단하며 한편 악해보였다. 그는 자신을 시기하여 온갖 방법으로 괴롭히는 힌들리를 꾹 참아냈다. 캐서린과 보내는 행복한 시간이 모든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았기 때문이었다. 히드클리프는 캐서린을 사랑했다. 자신의 목숨 이상으로. 하지만, "히드클리프와 결혼한다는 것은 내가 타락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는 캐더린의 말을 엿듣고 집을 뛰쳐나간다.

이후 부유한 지주 린턴 가의 아들인 미남 청년 에드거와 결혼하게 된 캐서린. 그녀는 샌님같은 남편에게 점점 흥미를 잃어간다. 야생마같은 히드클리프가 그리웠다.

3년 후. 말쑥한 신사 한 명이 캐더린을 찾아 온다. 바로 히드클리프. 이런저런 수단으로 성공했다는 얘기가 들렸다. 자신을 보고 뛸 듯이 반가워하는 캐서린을 보는 히드클리프의 눈에 애증이 교차했다. 

힌들리를 도박으로 유인하여 그의 모든 재산을 빼앗기 시작함으로서 히드클리프의 철저한 복수극은 시작된다. 도박에서 진 힌들리는 자기집에 얹혀사는 신세가 되었다.

린턴가에 손을 뻗친 히드클리프는 에드거의 여동생 이자벨라를 유혹해 도망친다. 그는 이자벨라를 사랑하지 않았다. 복수의 희생양으로 삼았을 뿐이었다. 히드클리프의 학대로 인해 도망쳐 나온 그녀는 아들 린턴을 낳고 세상을 떠난다. 캐더린 역시 히드클리프와 에드거 사이에서 몸부림치다가 캐시를 낳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에드거까지 죽자 히드클리프는 자신의 아들 린턴을 캐시와 강제로 결혼시켜, 그의 재산을 모두 손에 넣는다.

자신이 계획했던 복수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철저히 마무리 한 히드클리프. 하지만 말 할 수 없는 공허감에 사로잡혀 캐더린의 무덤 근처를 방황한다. 마을에는 밤마다 캐서린의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유령이라도 만나고 싶어하는 히드클리프. 미친 듯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느 날 그는 유리창 밖으로 손을 뻗는다. 그녀의 손이라도 잡아보고 싶어서였다. 기다렸다는 듯 섬세하게 가는 손가락이 그의 손에 감겼다. 창문을 두드리는 나뭇가지였다.

다음날 아침. 히드클리프는 번뜩이는 눈을 뜬 채로 차가운 시신이 되어 있었다.

한편 캐시는 히드클리프의 집에 갇혀 우울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의 죽음 이후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과 함께 미래를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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