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24년 동안 세탁기 연구에 매진해온 가전제품 직원이 마침내 발명왕이 되었다. 김동원 LG전자 연구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의류관리기인 ‘LG 트롬 스타일러’와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를 결합한 ‘LG 트롬 트윈워시’를 개발한 공로로 제54회 발명의 날 행사에서 ‘올해의 발명왕’을 수상했다.

스타일러는 고온의 증기를 의류에 뿌려 세탁소에서 하는 드라이클리닝 효과를 내는 제품이다. 옷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구김이 펴진다. 미세먼지와 냄새, 주름을 한꺼번에 제거하는 혁신 가전이다.

이 제품이 탄생하는데 약 10년이 걸렸다. 그는 하루도 쉬지 않고 구김 방지·탈취실험을 진행했다. 모든 실험 횟수만 2000회에 달했다. 예를 들면 사내에 회식이 있을 경우, 해당 팀을 찾아 의류 샘플을 수거해서 실험했다. 또한 냄새 종류에 따른 탈취 효과를 알아내기 위해 실험실에서 고등어와 삼겹살을 굽기도 했다.

'올해의 발명왕'을 수상한 김동원 LG전자 H&A사업본부 어플라이언스연구소 연구위원.(사진=LG전자)
'올해의 발명왕'을 수상한 김동원 LG전자 H&A사업본부 어플라이언스연구소 연구위원.(사진=LG전자)

스타일러에는 수많은 일상의 불편과 습관, 개선 아이디어가 담겨있다. 이 회사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의 조언도 그 중 하나. 조 부회장이 해외출장 때 욕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정장을 걸어두어 구김을 폈다는 경험담이다.

또 하나는 빨래를 할 때 세탁 후 2~3번 탁탁 털어 넣는 습관이다. 이를 위해 옷에 추를 달거나 빨래집게를 이용해 당겨주는 아이디어를 낸 끝에 ‘무빙행어’를 제품에 넣었다.

김 위원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96년 LG전자에 입사했다.

그가 지금까지 세탁기, 건조기 등 다양한 제품과 관련해 출원한 특허 수는 1000개가 넘는다. 그 비결은 발명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따른다. 즉, 일상에서, 혹은 제품 사용에서 닥치는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영감이 떠오르는 방식이다.

발명왕을 꿈꾸는 이는 김 연구위원의 다음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주어진 상황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는 습관이 좋은 발명을 만드는 최고의 밑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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