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킬로그램원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킬로그램원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더리포트] 오늘은 ‘세계 측정의 날’이다. 이에 맞춰 킬로그램(kg), 암페어(A), 켈빈(K), 몰(mol)의 재정의가 이날부터 시행된다.

20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 따르면 7개 기본단위 중 4개의 정의가 한꺼번에 바뀌는 것은 단위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기본단위를 재정의 하는 이유는 단위가 측정의 기준으로 삼을 정도로 충분히 안정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kg은 지난 129년 동안 인공물인 ‘국제킬로그램원기’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런데 긴 세월에 걸쳐 정밀 측정한 결과, 원기의 질량이 약 50㎍(마이크로그램) 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킬로그램의 새로운 정의에는 ‘플랑크 상수(h=6.626×10-34J·s)’라는 고정값의 기본상수와 물체의 질량을 연결하는 ‘키블 저울(Kibble Balance)’을 사용한다. 플랑크 상수는 빛 에너지와 파장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 상수다.

특히 이 플랑크 상수의 단위는 ‘kg·m2/s’로 인간이 거리와 시간만 알고 있으면 이 플랑크 상수에서 정확한 킬로그램 값을 구할 수 있게 된다. 이 플랑크 상수의 표준을 확인할 수 있는 기기가 바로 키블 저울이다. 현재 플랑크 상수 값은 미국, 캐나다가 키블저울로 구한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과학계 입장에서는 미래 과학기술과 산업을 한 단계 올리는 중요한 변화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알아차릴 정도의 변화는 없어 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

박상열 원장은 “불변의 기준으로 재정의된 단위로 인해 측정이 고도화되고 수많은 과학기술이 창출될 것”이라며 “탄탄히 다져진 기반 위의 집이 견고하듯 단위를 새롭게 정의하고 구현하는 기술력을 갖춘 국가만이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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