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잠을 자는 데에는 특이한 이유가 있다.
동물들이 잠을 자는 데에는 특이한 이유가 있다. (사진 픽사베이)

[더리포트] 잠을 자지 않는 동물은 없다. 고래 같은 해양 포유류도 익사를 면하기 위해 양쪽 뇌를 번갈아 자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하루살이 수컷은 고작 15시간 정도밖에 살 수 없지만 잠은 잔다. 심지어 짝짓기 시간이 부족해 먹기를 포기해 입이 없지만 말이다. 왜 모든 동물은 잠을 잘까.

미국 로체스터 의과대학 연구진이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뇌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내기 위해 잠을 잔다. 뇌에 노폐물이 쌓이면 탈이 나기 때문에 뇌 청소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노폐물이란, 뇌에 저장된 기억 정보 같은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노폐물을 말한다. 이른바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일종의 단백질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졌고 매일 우리 뇌에 쌓인다.

이 아밀로이드 베타를 잠자는 동안 뇌척수액으로 씻어내는 것이다. 깨어 있는 동안은 할 수 없다. 깨어 있을 때는 신경세포 사이의 틈새가 좁아서 뇌척수액이 깊이 침투하지 못해서다. 그런데 깊은 잠이 들면 신경세포 사이의 틈새가 넓어져서 뇌척수액의 흐름이 증가한다. 바로 이때 아밀로이드 베타가 씻겨나가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2>(바틀비.2019)에 나온다. 책은 일상과 밀접한 과학 지식을 소개하며 과학이 삶에서 어떤 쓸모가 있는지, 그릇된 과학 통념은 무엇인지 등을 통해 삶과 과학을 연결한다.

수면 부족이 가져오는 탈은 다양하다.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증가, 면역 기능 저하, 집중도 저하, 알츠하이머 유발 등 심각한 문제가 따른다.

수면 의학 분야의 석학인  매튜 워커 역시 “수면 부족은 느린 형태의 자기 안락사다”라며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수면 부족을 꼽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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