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폭탄'의 90%의 피해자가 미국 기업과 소비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미국은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에 중국은 내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14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가오링윈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현재까지 중국산 제품 2500억 달러에 부과한 고율관세 중 실제로 중국이 떠안는 세금 부담은 전체의 9~10% 정도라고 밝혔다. 나머지는 미국 소매·제조업·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340억, 160억 달러씩 모두 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율을 매기면서 부과되는 세금의 7%를 중국이 부담했다. 또 올 들어 미국이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율을 매긴 후 중국이 부담한 세금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결국 미국이 부과한 관세는 사실상 중국 수출기업이 아닌 미국 수입기업이나 수입대리상들이 내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후 단기적으로 3~6개월 동안은 중국 수출기업들이 피해를 보지만, 관세 부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시장수요에 따라 미국 수입업체들은 결국 중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만큼 관세 부담이 미국 소비자나 소매업계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 량밍 대외무역연구소 소장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의존도는 미국의 중국산 제품 의존도보다 훨씬 낮다며 미·중간 관세전쟁으로 사실상 손해를 입는 건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수치를 인용해 미국이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 품목은 모두 6081개로 매우 광범위한데, 이중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50% 넘게 수입하는 품목이 1150개로 전체 수입품목의 40% 넘게 차지하는 반면, 중국이 미국으로 50% 넘게 수출하는 품목은 124개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왕샤오쑹 중국 인민대학교 국가발전전략연구소 연구원도 "올 들어 중국의 전체 교역에서 대미 수출입 비중이 모두 줄어든 반면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지역으로의 수출입 비중이 늘어났다"며 이는 중국의 대외 무역시장 다원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출시장을 더 광범위하게 개척하고, 일대일로(一帶一盧·육해상실크로드) 국가과의 교역량을 늘려 중국의 대외무역 잠재력을 충분히 발굴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올 1~4월 중국의 아세안, 유럽연합(EU), 일본 등 기타 지역으로부터 수입액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중국의 대미 수입액만 감소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EU로부터 수입이 8.3% 늘어난 것을 비롯, 아세안과 일본으로부터 수입도 각각 3.8%, 1.3% 늘어났지만 미국으로부터 수입은 26.8% 하락했다. 

중국 씽크탱크의 이같은 주장은 미국과 중국 무역의 핵심을 꿰뚫은 분석인지, 미국의 강경 드라이브를 제고시키려는 중국 측 노력의 일환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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