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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섭의 문장강화]⑮ 한 줌 공기를 움켜쥐려고
[임정섭의 문장강화]⑮ 한 줌 공기를 움켜쥐려고
  • 임정섭 <글쓰기훈련소> 소장
  • 승인 2019.05.02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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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2009년 출판.
‘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2009년 출판.

[더 리포트] 지적인 작업에 도움이 될 문장,  음미하고 사유하면 좋을 문장과 활용법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기차는 철로가 곡선으로 꺾이는 부분을 지나며 태양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갔다. 태양은 점점 낮게 내려앉으며 그녀가 숨 쉬었던, 사라져 가는 도시 위로 축복의 빛을 뿌리고 있었다. 개츠비는 그곳의 공기를 한 줌이라도 움켜쥐려고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눈물에 흐려진 그의 눈에는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그는 그곳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명작 <위대한 개츠비>에는 명문이 많습니다. 그 중 하나만 꼽으라면 이 대목을 추천합니다. 그토록 원했던, 옛 연인 데이지와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절망하는 장면이지요. 읽다보면 주인공의 슬픔이 심장에 와 닿아 덩달아 짠해집니다. 먹먹하지요.

‘그곳의 공기를 움켜쥐려고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갖고 싶지만 소유할 수 없는 대상이 있습니다. 그 흔적, 그 일부라도 만질 수 있다면 아픔이 덜해질까요. 그 안타까움이 잘 드러난 문장입니다. 이런 식으로 비슷한 글을 만들 수 있겠군요.

‘그는 저 멀리 떠났다. 나는 그가 남긴 숨결을 움켜쥐려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아래 문장은 또 어떤가요. 앞의 글이 절망이라면 이 글은 체념입니다. 기차는 영원히 다시 올 수 없는 길로 떠난 것이지요.

‘그는 그곳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문장 닮은 글을 써볼까요.

'그녀의 손을 잡을 때, 그는 청춘시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영원히 간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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