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세대 간 문화와 언어적인 차이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10대들의 언어는 ‘급식체’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렵다. 급식체란 급식을 먹는 세대, 즉 1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은어를 말한다. 하지만, 그 뜻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축약되거나 상징적으로 쓰여 기성세대는 어질어질하다.

도대체 왜 이런 언어들을 만들어 쓰는지 모른다며 외면만 할 일이 아니다. 세대 간 문화와 언어적인 차는 단절을 낳고, 소통의 부재를 부른다. 그렇다면 반대로 급식체를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도 있을 터다. 

신세대의 언어 이야기를 담은 <급식체 사전>(학교도서관저널. 2018)을 통해 10대와 얼마나 잘 소통할 수 있는지 자가 테스트를 해보자.

'급식체 사전'(학교도서관저널 지음)

먼저 감정 표현의 급식체 중 갑 시리즈 ‘갑분싸, 갑분띠, 갑분교, 갑툭튀’이다. 다음은 싸와 띵 시리즈로 ‘인싸, 아싸’, ‘띵작, 띵곡, 띵언’이다. 이 정도쯤이라고 생각했다면 난이도를 높여 몇 가지를 더 살펴보자. ‘입덕, 어덕행덕, 성덕, 덕계못, 탈덕’, ‘우디르급 테세전환’ ‘커엽’ ‘롬곡옾눞’ 정도다. 줄임말 급식체, 언어유희 급식체들이다.

자, 답답해할 독자를 위해 해설을 덧붙인다. 갑분싸는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는 뜻의 줄임말이고 갑분띠는 갑자기 분위기가 띠용하다(어리둥절하다는 뜻), 갑분교는 갑자기 분위기가 교장 선생님 훈화할 때 같다는 말을 줄인 것이다. 인싸, 아싸는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의 줄임말로 앞에 ‘핵-’을 붙여 강조하기도 한다. 띵작, 띵곡, 띵언의 띵은 ‘명’을 대신하는 글자다.

입덕, 어덕행덕, 성덕, 덕계못, 탈덕은 이른바 ‘덕질’과 관련된 줄임말이다. 입덕은 팬이 된다로 입학과 덕질의 합성어다. 어덕행덕은 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 성덕은 성공한 덕후, 덕계못이란 덕후가 계를 못 탄다, 탈덕은 덕질을 그만둔다는 뜻이다.

또 우디르급 테세전환, 커엽은 각각 빠른 테세전환, ‘귀’대신 비슷한 글자로 ‘커’를 써 귀엽다는 뜻이다. 롬곡옾눞은 창의성을 발휘해야 맞출 수 있다. 글자를 180도 뒤짚어 읽어보자. 몹시 슬픈 일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는 뜻의 폭.풍.눈.물.이 된다. 

책은 10대들과 소통하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급식체 사용 설명서다. 현직에 있는 선생님과 광양 백운고 1학년 학생들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일상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구체적인 상황을 실어 이해를 도왔다. 소통을 원하는 부모세대가 참고할만하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