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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웹툰작가 곽백수 "창의력은 자기주도 문제해결 능력"
[현장탐방] 웹툰작가 곽백수 "창의력은 자기주도 문제해결 능력"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9.04.19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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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대화도서관에서 강연

[더 리포트] “창의력이란 ‘자기 주도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원시시대부터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다가 나온 것이 창의력이예요. 언어와 문자도 생존과 생계나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거죠. 그처럼 창의력의 바탕은 나에게, 혹은 조직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다가 툭 튀어 나오는 것, 답이예요. 창의력에서는 자기 주도성이 아주 중요해요. 문제가 생기면 멘토를 찾는 대신,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나의 시각과 나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꼭 필요해요. 이게 창의력입니다.”

예전에는 부모님이나 선생님 몰래 만화를 보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웹툰 전성시대라 말할 정도로 만화가 핫한 분야가 됐다. 지난 17일 저녁, 고양시 대화도서관에서 웹툰작가 곽백수가 ‘공장집 아들의 만화가 되기’라는 부제로 ‘창의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강연을 했다.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강연을 듣기 위해 50여 명의 청소년과 성인들이 모였다.

대화도서관의 김은정 사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혁명적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 누구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미리 준비한다면, 다가올 미래가 두렵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면서,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대체한다고 하는데, 사람을 대체 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 창의력이라고 한다. 해서 오늘 창의력이라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곽백수 작가는 1997년 단편 만화 ‘투맨코미디’로 데뷔 후, 스포츠 서울에 ‘트라우마’를 연재했고, 2011년부터 네이버에 ‘가우스 전자’를 연재 중이다. 이제까지 총 4500편의 단편 만화를 그렸다. 인기 만화 작가로 창의력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고양시 일산동구에 사는 이웃이어서 청중들에게 친밀감을 더했다. 이날은 자신이 어떻게 만화를 그리게 되었나를 시작으로 창의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학창시절 무척 평범했다. 특이한 점은 고등학교 시절 TV 중독으로 학교가 끝나고 집에만 오면 보기 시작해 다음 날 새벽까지 보는 생활을 반복했다. 공부를 못해 강릉에 있는 대학에 들어갔다. 군대 상병 시절 보초를 서면서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 학벌없이 실력 하나로 한방 날려서 화려한 인생을 살자는 생각으로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겁 없이 무모하게 시작했다. 제대 후 예술 동아리에서 어린 사람들에게 만화를 배웠다.

7년 동안 지망생으로 지냈다. 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고 지원을 받아, 전무후무하게 데뷔 전에 문하생(어시스턴트)을 두고 작업을 함께 했다. 스포츠 신문 공모에 당선됐고, 6개월간 ‘트라우마’라는 만화 100편을 그려 온라인에 올렸더니 구독자가 몰렸다.

강연 요청을 받고 창의력이란 무엇인지를 계속 생각하다가 갑자기 머릿속에 원시시대 인간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최초의 인간, 원시인이 들짐승을 만났을 때 피하고 살아남아서 식량을 구하는 방법, 추우니까 동물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고 불편함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 닥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생존하는 것, 이것이 창의력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곽 작가 자신도 ‘앞으로 뭘 해 먹고 살지?’를 고민하다 만화가가 되기로 했다. 오랫동안 데뷔도 못하고 고생하다 문하생을 두고 문제를 해결했다. 당시 신문사마다 가로와 세로 판형이 달랐는데 ‘가우스 전자’는 중간 사이즈를 택해 그렸다. 어느 신문사에서 요청하더라도 바로 사용 가능하게 준비한 것. 이처럼 그는 문제가 닥치면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여기까지 왔다.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해결할 방법과 개선 방향을 생각하고,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올해 그는 48세로, 앞으로 5, 6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긴장이 되고 위기감을 느낀다. 그 해결 방법으로 5년 전부터 고전 읽기를 하고 있다. 100년, 200년 전에 씌여진 이야기가 지금도 재미있게 읽힌다. 이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것, 시대를 타지 않는 피할 수 없는 것, 인간의 본성을 다룬 이야기여서 그렇다. “고전을 내 안에 체화하면 시간이 지나도 내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웬만한 고전을 다 읽었다”고 그는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기 주도적으로 재미있고 즐겁게, 흥미진진하게 살 방법을 궁리하길 바란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면 끊임없이 성취욕구와 성장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창의력은 직업에 상관없이 누구나 갖춰야 한다. 창의력을 발휘해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사는 것부터 시작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생의 즐거움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에서 나오고, 성장한다고 느낄 때 일이 재미있어진다는 것.

곽 작가의 강연 후 ‘만화의 배경 지식은 어떻게 얻나, 웹툰 작가를 희망하는 고등학생에게 한마디 해달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돼나’ 등 참석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강연을 들은 한 웹툰 지망생은 “작가의 진솔한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를 해 줘서 쉽고 재미있었다”면서 “웹툰 작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돼서 좋았다”고 말했다.

대화도서관은 이날 2층에 ‘웹툰 스토리 창작실’을 오픈했다. 공모를 통해 웹툰 현직 작가와 예비 작가들이 상주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4층에는 웹툰 교육장을 새로 개설해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초부터 다양한 강좌를 준비 중이다. 곽백수 작가는 이곳의 웹툰 교육을 위한 멘토로 자문을 해 줄 예정이다. 관심있는 이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미래를 읽는 5인의 시선’이라는 주제로 4월 12일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는 총 5명의 강연자가 출연했다. 곽백수 작가는 3번째 강연자로, 19일에는 커리어멘토스 대표 신상진씨의 ‘4차 산업혁명시대, 주목하는 미래 인재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임복 세컨드브레인연구소 대표, 송은정 테크빌교육 마케팅 책임자, 구본권 한겨레신문사 미래팀 선임기자가 강연을 했다. 많은 이들에게 미래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이 행사는 2016년부터 시작된 ‘아주 특별한 책의 도시 고양’이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아주 특별한 주제가 있는 대화도서관’을 시작으로, 가좌도서관, 마두도서관, 화정도서관 등 고양시의 9개 도서관이 매월 다양한 주제와 강사들로 깊이 있는 인문학 강연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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