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만약 당신이 어떤 회사의 사장이다. 만약 일부 지원금을 줄 테니 장애인을 고용하라고 권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 당신이 지금 하는 일을 도와주기 위해 장애인을 대주겠다고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 흔쾌하게 “예스”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알게 모르게 장애에 대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장애인도 사람이고 보통 평범한 이들처럼 일하고 싶어 한다. 이 사실을 단박에 깨우쳐주는 영상이 있다. 지식 강연 프로그램 TED의  ‘There are no scraps of men’이란 강연이다. 물리치료사 ‘알베르트 카이로’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겪은 경험담을 담았다.

알베르트는 1990년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갔다. 병원에서 일하며 일손을 돕기 위해서다. 그곳에서 그는 장애인 환자의 물리적 재활과 사회적응을 도왔다.

그런데 전쟁이 터지자 병원이 문을 다고 재활치료가 중단되었다.

1992년 무자헤딘이 아프간 장악했을 때 그는 노숙자들과 전쟁으로 강제 이주 당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했다. 음식을 나눠주는 일 따위였다.

어느 날 집에 가기 위해 운전을 하고 있는데 폭탄이 떨어졌다. 이내 거리엔 차와 사람들이 사라졌다. 그 역시 황급히 몸을 숨겼다. 그런데 길 한가운데 사람 휠체어 하나가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마흐모우드란 사람이었다. 두 다리가 없고, 팔도 하나뿐이었다. 아들이 휠체어를 밀고 있었다. 거리 한 쪽으로 피신을 시킨 뒤 알베르트는 “왜 의족을 차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적십자가 문들 닫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다음 날 병원으로 오라며 말했다. “의족 하나 주겠다.”

잠시 후 알베르트는 그 말을 후회했다. 병원은 현재 문을 닫았고, 열더라도 기계는 고장 나있고 직원도 없는 상황. 의족을 만들 형편이 아니었던 것이다.

알베르트는 휠체어 남자가 오지 않길 바랐다. 그러면서 “그냥 돈이나 좀 줘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담날 마흐모우드는 같은 처지의 장애인을 데리고 함께 왔다.

의료 보조기구는 이용자에게 맞춤형으로 제작되어야 한다. 따라서 시간이 필요하다. 동시에 마흐모우드는 발 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는 폭탄이 떨어지는 거리를 하루에 두 번 오가며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지극정성, 꾸준히 오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수 주후 의족이 완성되어 마흐모우드는 드디어 걷기 시작했다. 4월의 봄날이었다.

강연 중에 관객의 웃음이 서너 번 터졌다. 그 중 하나는 다음 대목이다.

마흐모우드가 퇴원하기 전 의족을 차고 걷기 연습을 하던 중이었다. 마침 전투가 개시되어 총알이 공중에 핑핑 날아다녔다. 의사와 환자들이 헐레벌떡 몸을 피했다. 잠깐 안전지대에서 숨을 돌리는데 이런 대화가 들려왔다. 

“아버지가 저보다 더 빨리 뛰시네요.” (마흐모우드 아들)

“물론이지. 난 달릴 수 있어서. 그리고 앞으로 넌 학교에 갈 수 있단다. 이제 휠체어 안 밀어도 돼.”(마흐모우드)

알베르트는 그 일을 돌이키며 마흐모우드의 걷는 모습과 두 부자의 사연이 절대로 잊히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 때 신체 재활에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사실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그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인간의 존엄성은 더 좋은 시기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강연에서 더 감동적인 부분은 다음이었다. 1년 후 마흐모우드가 다시 찾아왔다. 의족과 의수를 새 걸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선생님은 저에게 걷는 걸 가르쳐줬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부탁드려요. 제가 더 이상 거지로 살아가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제가 학교에서 아들이 놀림감이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저는 인간쓰레기입니다."

그는 직업을 구했다.

그것은 보통 사람이 생각하기엔 불가능한 일이었다. 두 다리 없이 팔 하나, 글도 모르고 기술도 없는 사람을 어디에 쓰겠는가.

그런데 직원이 의족의 일부 부품을 나사로 조립하는 일을 추천했다. 알베르트는 반대했다. 공정 상 속도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흐모우드는 그 일에 투입이 되었고, 20%이상 더 작업효과를 냈다. 알베르트는 잊지 못한다. 작업대 옆에서 환히 웃는 마흐모우드를.

그는 깨달았다. 인간에게 존엄성이 무엇인지. 직업이 어떤 의미인지. 알베르트의 다음 이야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여러분은 그 얼굴을, 그 표정을 봐야합니다. 그들이 자신을 돕는 이들이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의 얼굴표정을 보셔야만 합니다. 그들의 표정은 “이럴 수가”라고입니다. 그 놀라움은 희망으로 변합니다.“

알베르트는 덧붙였다. 이 세상에 불필요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이 강연의 핵심 메시지였다.

강연을 들으면, 보통 사람들로 살아가는 일, 직업을 갖는 일이 그 어느 누구에게도 해당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해당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1QX7aoxSTAQ&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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