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 송영심 지음 | 팜파스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조선 시대 SNS 역할을 했던 장소가 있다. 온갖 소식과 소문의 집결지 저잣거리 주막이다.

주막은 교통의 요지나 나루터 또는 장터, 한양과 같은 큰 고을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오가는 나그네들에게 먹거리와 술을 팔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오늘날 식당과 숙박업소의 합본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장소인 만큼 지금의 SNS 역할을 담당했다.

나그네들이 술 한 잔에 살아온 인생 이야기나 새로운 소식들을 풀어내면 이야기를 들은 주모가 다른 나그네에게 전달하거나 옆자리 나그네에 의해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또 은밀히 만나 통치자를 비판하는 모의와 거사를 논의하거나 유배지로 향하는 선비들이 잠시 몸을 의탁하기도 했다.

유배 길의 애통함을 담은 정약용의 시 ‘율정별(栗亭別)’도 나주의 한 주막에서 탄생했다. 그런가 하면 탐관오리의 부패한 행적을 은밀히 조사하던 암행어사가 반드시 거치는 곳이기도 하다.

암행어사는 하사된 봉서를 펼쳐봐야 자신이 감찰할 곳을 알게 되는데, 대개 생면부지의 장소가 대부분이었다. 이때 정보를 얻을 유용한 장소가 주막이었던 것. 널리 이름을 떨친 암행어사 박문수도 고을에 도는 눈물겨운 이야기와 억울한 사연을 수집하러 가장 먼저 들렀던 장소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팜파스.2017)에 실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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