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의학자> 박광혁 지음 | 어바웃어북

▲ 주세페 데 리베라, <안짱다리 소년>,1642년, 파리 루브르박물관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활짝 웃는 얼굴에 해맑음이 묻어난다. 자세히 보니 신체 비율이 이상하다. 상체와 하체가 5:5로 보인다. 심지어 맨발에 손은 굽어 있다. 주세페 데 리베라의 작품 <안짱다리 소년>이다.

<미술관에 간 의학자>(어바웃어북.2017)의 저자는 의사의 눈으로 명화를 바라보자면 의학적으로 작품 제목이 틀렸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소년은 안짱다리가 아니라 선천적 기형으로 발이 굽는 장애를 가진 ‘내빈족 환자’다. 안짱다리는 흔히 O자 다리를 말하는데 대부분 성장하면서 다리 모양이 자연스럽게 교정되고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신생아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내반족 장애아동 중 절반은 두 발에 모두 장애가 나타난다. 그림 속 소년은 내반족 비대칭으로 왼발에만 장애가 있다. 대개 팔에도 기형이 함께 발생하고 남자가 여자보다 두 배 정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출생 당일부터 정확한 교정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한다. 명화를 의학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다.

스페인 화가 주세페 데 리베라는 귀족들의 초상화나 장식적인 그림을 주로 그리던 시대에도 이처럼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배경설명도 덧붙였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밝은 미소를 가진 소년의 표정은 당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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