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 레러 지음 | 박내선 옮김 | 21세기북스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첫눈에 반하는 사랑’하면 떠오르는 셰익스피어의 문학작품이 있다. 1590년대 초 발표된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의 단골 소재지만, 심리학에서 이런 심리상태를 두고 리머런스(limerence), 즉 도취성 사랑이라 정의한다. 심리학자 도로시 테노브에 따르면 첫눈에 반할 때 신체적인 변화가 따른다. 동공이 확대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성적인 욕망과 불안정한 마음이 교차한다. 상대방을 제대로 알기 전에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하게 된다.

리머런스는 지극히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리머런스를 경험한 평범한 미국인 500여 명과 깊이 있는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황홀한 마음은 빠르게 무너져 내린다는 결론을 얻었다. 장기애착관계에 있어서 ‘첫눈에 반한’ 심리 상태는 곧 사그라들어 금세 사라져 믿을 만한 지표가 아닌 것.

리머런스가 위험한 이유는 사실상 아무것도 아닌 감정을 진실한 것으로 착각한다는 데 있다. 실제 경험에 뿌리를 두지 않은 화학적 허구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한, 있는 그대로 상대를 인식하기보다 자신의 욕망이 투여된 이상화된 상대의 모습을 그린다는 문제도 있다. 이상화된 실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맞닥뜨리면 감정은 쉽게 사라져버린다. <사랑을 지키는 법>(21세기북스)에 소개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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