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위안> 강석기 지음 | MID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여름이 가까워지는 요즘 애주가라면 시원한 맥주 한 잔 생각날 법하다. 그런데 꼭 시원한 것이라야 한다. 미지근한 맥주는 그 쾌감을 줄 수 없다.

갈증의 생리학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찬물이 따뜻한 물보다 가증 해소에 더 나을 이유가 없다. 우리 몸은 땀을 많이 흘려 체액이 부족해지거나 짠 음식으로 삼투압이 높아졌을 때 갈증을 느낀다. 찬물이든 따뜻한 물이든 몸의 변화에 큰 차이가 없다. 맥주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면 차갑든 미지근하든 상관없지만 몸은 다르다고 ‘착각’한다. 왜일까.

구강의 냉각수용체가 뇌의 갈증중추에 신호를 보내는 현상과 뇌의 시상하부 뇌궁하기관에 존재하는 갈증뉴런이 몸의 수분 상태를 예상해 갈증반응을 조절해서다. 구강 내 차가운 자극이 들어오면 구강에 분포하는 냉각수용체가 뇌로 신호를 보내 갈증이 완화된다.

섭취한 수분이 소화기를 통해 혈관으로 흘러 들어가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데 차가운 맥주를 마시자마자 갈증이 해소됐다고 느끼는 것도 이런 ‘갈증뉴런’의 작동 메커니즘 때문이다. 맥주 한 모금에 머지않아 몸의 수분 밸런스가 회복될 거로 예측하고 우리 몸의 갈증뉴런이 스위치를 꺼버린 결과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도 건조한 찬 금속막대를 핥은 생쥐의 갈증뉴런 스위치가 꺼지며 갈증이 완화된다는 한 논문 결과가 실렸다. <과학의 위안>(MID.2017)가 전하는 내용이다. 과학적으로도 갈증에 맥주는 시원한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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