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용환의 역사 토크> 심용환 지음 | 휴머니스트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네가 밥을 굶어봤냐, 고생을 해봤냐, 격동의 그때를 네가 알아? 편향이라니, 박정희 대통령은 구국의 결단을 하셨어”

박정희 전 대통령 이야기만 나오면 감정싸움으로 변질되어 화해 불가능한 영역으로 이끄는 말이 아닐까 싶다. 직접 겪은 인생이 아니라며 편향적인 해석을 강요한 끝에 대미를 장식하는 화법이다. 박정희를 '민족의 지도자로 볼 것인가 독재자로 볼 것인가‘란 화두로 두 명이 논쟁을 벌이는 장면으로 <심용환의 역사 토크>(휴머니스트.2017)에 등장한다.

말문을 막는 말에 뭐라고 반박했을까 궁금해진다. 상대는 세월이 지나면서 생각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그 시대에 대한 감상과 평가는 계속 바뀌고 변환됐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또 시절에 대한 감상은 객관적 판단이 아니라 세월이 한참 지나서 완고해지고 굳어버린 ‘마음의 향수’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따끔하게 반박했다. 이어 당시를 살아보지 않았지만 독재와 민주화의 경계점에 살았던 후 세대의 입장이 더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책은 이처럼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대화 형식으로 현대사 문제를 다룬다. 위안부, 박정희 신드롬, 부풀려진 고대사에 관한 논쟁 등 현실문제와 맞닿아 있는 역사를 살피고 역사에 대한 편향적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