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길 교수의 산들에도 뭇 생명이> 권오길 지음 | 지성사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곤충들은 페로몬으로 서로의 의사소통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페로몬 이외도 소통하는 방법이 있다.

<권오길 교수의 산들에도 뭇 생명이>(지성사.2017)에 따르면 나비들은 자외선에 매우 예민해 비늘로 이뤄진 날개에서 반사하는 자외선을 보고 동족을 알아내고 짝꿍도 찾는다. 한마디로 비늘로 말하는 셈이다.

가령 한풀 꺾인 늙다리 수놈 나비가 비늘이 벗겨지고 떨어져 나갈 경우 자외선 반사가 흐릿해진다. 이와 다르게 젊은 수컷들의 비늘은 튼튼하고 싱싱해 번들번들 빛나는데 암컷들은 젊은 나비에게 몰려든다.

놀라운 대목은 나비가 맛도 느끼고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비의 더듬이는 많은 감각털이 붙어 있어 향기, 바람, 꽃물을 알아내는데 알 낳을 잎이 새끼 애벌레가 먹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 맛을 느끼는 감각이 사람의 200배나 된다. 또 앞다리의 첫 발목마디에 있는 화학물질 감지기로 맛을 보기도 하고 시각이 무척 발달한 나비도 있어 몇 종은 예외적으로 천연색도 감지한다.

심지어 어떤 나비는 제가 낳은 알을 보호하기도 하고, 나비가 다니는 길인 ‘접도’에 다른 나비가 영역을 침범하면 텃세를 해 벼락같이 내쫓기도 한다. 책은 산들에 사는 뭇 생명들의 삶을 통해 자연이 주는 교훈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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