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성류굴 입구 230여m 안쪽에 있는 종유석과 암벽서 발견된 1200년 전 글귀
울진 성류굴 입구 230여m 안쪽에 있는 종유석과 암벽서 발견된 1200년 전 글귀

[더 리포트] 신라 승려 원효(元曉)에게 늘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해골물이다. 요즘 같으면 검색 키워드다. 의상과 함께 당나라로 유학을 가려다 해골 물을 마신 이야기다. 동굴에서 잠을 자다가 잠결에 일어난 일이다.

최근 경상북도 울진군 성류굴(천연기념물 155호)에서 8세기 통일신라시대의 승려 이름이 새겨진 글귀가 발견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울진 성류굴 입구 230여m 안쪽에 있는 종유석과 암벽 등에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각석 명문(돌 등에 새겨놓은 글) 30여개를 확인했다.

‘정원십사년 무인팔월이십오일 범렴행’(貞元十四年 戊寅八月卄五日 梵廉行·정원 14년 8월25일에 승려 범렴이 다녀갔다는 뜻)이란 글귀다. 정원은 중국 당나라 시대 덕종(재위 779∼805)이 785년부터 사용한 연호다. 정원 14년은 원성왕 14년인 798년을 가리킨다.

동굴 안에서 명문이 발견된 사례는 국내에선 처음이며 통일신라시대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임랑’, ‘공랑’ 등 통일신라시대 여러 화랑 이름과 이 시기 관직 이름인 병부사 등도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일부 명문이 524년 새겨진 울진 봉평리 신라비(국보 242호)의 해서체와 비슷해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장천’(長川)이란 글자도 발견됐는데, 성류굴에 흘러들어 지하호수를 형성하고 있는 왕피천의 옛 이름이 장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원효 이야기와 오버랩 되는 소식이다. 공교롭게도 시대도 비슷하다. 그러나 원효의 이야기는 역사적 기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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