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눈 녹은 자리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복수초다. 금단추 같은 복수초가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면 그 옆에서 노루귀가 분홍 꽃을 피운다. 복수초보다 먼저 흙을 뚫고 싹을 내미는 꽃은 상사초고이며, 그 다음이 수선화다.

그 뒤로 산수유, 목련, 매화, 살구, 자두, 앵두, 조팝나무가 차례로 꽃을 피운다. 그 아래엔 제비꽃과 민들레, 은방울꽃이 손을 든다. 해마다 봄 마당에서 꽃들의 출석부를 들고 이름을 하나씩 호명한다. 이는 그 꽃들이 '살아 있는 기쁨을 느끼고 나누고 싶은 생명 본연의 원초적인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장석주 시인이 고 박완서 작가를 추모하며 쓴 에세이의 일부다. 박완서 작가가 봄이면 마당을 거닐며 꽃 출석부를 불렀다고 한다. 꽃이 피는 순서를 두고 출석을 부른다는 표현이 미소를 짓게 한다. 자연의 이치가 그렇다. 모두 순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텃밭작물 재배 캘린더. (사진-국립원예특작과학원)
텃밭작물 재배 캘린더. (사진-국립원예특작과학원)

모종 심는 시기도 그렇다. 작물에 따라 시기에 맞춰 심어야 한다. 이달이 적기다.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4월 상순에는 양배추, 배추, 브로콜리를, 중순에는 근대, 미나리, 부추, 상추, 샐러리, 쑥갓, 케일, 파슬리, 하순에는 강낭콩, 비트, 오이, 청경채, 토마토가 제 시기다. 이어 5월 상순엔 가지, 고구마, 고추를 심으면 좋다.

모종은 잎이 깨끗하고 생기가 있는 상태를 골라야 한다. 또한 흰색 뿌리가 흙이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잘 감싸고 있어야 좋다. 뿌리 부분의 흙이 바짝 말라있는 모종은 피해야 한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모종을 심을 때에는 반나절 전에 밭에 물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며 "심은 뒤에는 뿌리가 충분히 젖을 정도로 물을 주고 뿌리 위쪽 표현이 살짝 보일 정도로 흙을 덮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2~3주 동안 2~3일에 한 번 물을 주고,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을 주면 된다.

모종은 2~3주 지나면 새 잎이 돋는다. 그렇다면 노련한 농부들은 텃밭에 심은 채소를 보며 출석부를 부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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