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수명과 연관관계를 조사한 논문이 이목을 끈다. (사진 픽사베이)
기도와 수명과 연관관계를 조사한 논문이 이목을 끈다. (사진 픽사베이)

[더 리포트] ‘기도 횟수가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어떤 학생이 이런 주제로 논문을 쓴다면 지도교수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그런데 실제로 둘의 상관관계에 대해 통계적 분석을 시도한 이가 있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이다. 그에겐 두 가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우생학의 창시자와 다윈의 사촌이다. 인간의 재능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그는 유전학을 인류개량에 응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턴은 이름처럼 참 희한한 학자였다. 그는 유전학자이지만 통계학자란 이름이 더 어울린다. 우생학도 유전학에 수학적 연구법을 도입해 얻은 결과였기 때문이다. 모든 걸 계량화하려 했다.

1. 만찬에 초대한 손님들의 의자 밑에 압력감지기를 설치해 놓고 몸의 움직임을 기록했다.

2. 거리를 다니며 조사해서 얻은 미인과 보통 여자, 못생긴 여자의 수를 바탕으로 영국의 미인 지도를 만들었다. (그에 따르면 미인 점수는 런던이 가장 높고 에버딘이 가장 낮았다.)

3. 앉은 상태에서 몸을 꼼지락거리는 횟수를 측정, 청중이 느끼는 지루함 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4. 사람들이 낮 동안 마시는 차의 정확한 양을 계산하는 수학공식을 만들었다.

5.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화가가 하는 붓질의 횟수를 연구했다. 실제로 <네이처>지에 ‘그림 한 장에 들어가는 붓질의 횟수’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6. 토끼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 수혈로 타고난 천성을 바꿀 수 있는 증거가 없음을 증명하였다.

7. 지문(指紋)으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범죄자를 찾아내려 했다.

골턴은 ‘배 아픈 사촌’이기도 했다. 과학 분야 뿐 아니라 탐험과 발명에도 관심이 많았다. 학문 초기엔 기상학과 지리학을 연구했으나 사촌 형 다윈의 영향을 받아 유전학 연구로 전환했다. 또한 다윈이 주장한 ‘범생설(Pangenesis)’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범생설은 몸의 각 부분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작은 부분을 만들어 낸다는 가설이다.

한 가지, 앞의 기도 횟수와 수명과의 관계 연구의 결과는 이랬다.

‘신앙심이 독실한 신앙인이 비 신앙인보다 더 일찍 죽는다.’

*참고

Finger Prints. Gale, Making of Modern Law(Galton, 2010)

<Fly : an experimental life./Brookes>(Martin, 2001)

“History of Genetics”, medical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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