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간호사들의 근무여건을 연구한 논문이 관심을 끌고 있다.

[더 리포트] 간호사의 근무 환경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임신한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드러낸 논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임신으로 인하여 근무시간을 바꿀 수밖에 없을 때 죄책감을 느꼈다.

<종합병원 근무 간호사의 임신 경험-Pregnant Nurses’Experience of Working at Tertiary Hospitals>(김다영,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2019)은 종합병원 근무 간호사의 임신 경험을 분석한 논문이다.

대상은 상급종합병원에서 18명의 임신한 간호사다. 그 결과 ‘임신 후 교대근무’는 신체적 인 영향이 작지 않았다.

참여자들은 임신 후 나타나는 생리학적 변화로 인해 임신 전보다 교대근무를 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호소했다. 더욱이 근무시간 내에 주어진 업무를 마치기 위해 임신 후에도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임신한 간호사들은 임신부로서 몸에 피해가 되더라도 병동 간호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근무를 끝까지 수행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임신으로 인하여 근무시간을 바꿀 수밖에 없을 때엔 죄책감을 들었다. 면담에서 나타난 응답이다.

‘밤 근무를 하지 않게 되고 단축 근무제를 사용하면서 동료 간호사들의 눈치를 보게 되었고, 원하는 휴가를 신청할 때에도 눈치를 보게 되었다.’

‘불규칙적인 교대근무로 인하여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할 수 없어 태교와 산모 교실 참여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태아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다.’

이 때문에 참여자들은 임신을 하게 되면서 3교대 근무의 지속 여부와 출산 후 육아를 위해 상근직으로의 이직을 고민했다. 다만, 동료 간호사의 배려가 임신 중 어려움을 버티는데 힘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 내 간호사 배치 기준은 간호사 1명당 환자 약 12명이다. 반면 미국은 5.3명, 영국은 8.6명 정도다. 또한 근무 형태도 보통 주 5일 3교대를 하고 있다. 보통 주간 근무는 7시에서 낮 3시, 오후근무는 2시부터 11시, 심야근무는 10시부터 아침 8시다. 이 수치에 숨은 일상은 견디기 쉽지 않다.

이중 야근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고 할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낮과 밤이 뒤바뀐 탓에 피로누적과 건강이상, 불면,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일이 잦다. 불규칙한 근무는 임신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건의료노조가 아이를 낳은 간호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3은 "임신 결정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한 병동에 한 명만 임신하라는 ‘순번제’까지 강요당하는 실정이다.

임신한 간호사의 경우, 유산 및 사산 휴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야근근로와 휴일 근로의 금지, 유해 및 위험 업종 근무 금지 등의 조건이 지켜져야 한다.

보건의료노조 한미정 사무처장은 "문제는 법으로 정한 조항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편법, 탈법적인 근무행태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더불어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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