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 순절도-임진왜란 당시의 격전 장면을 그린 기록화
부산진 순절도-임진왜란 당시의 격전 장면을 그린 기록화

[더 리포트] [知탐]은 '지식을 탐하다'를 줄인 말입니다. -편집자 주

일본 문부과학성이 독도가 일본 땅이란 주장을 담은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12종에 대해 검정을 승인했다. 이로써 내년부터 일본 초등학생은 '독도가 일본 땅'이란 내용이 담긴 교과서로 공부하게 되었다.

독도는 일본인에 의해 다케시마(竹島)로 불리워진다. 역사에서 이름이나 용어는 때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자료를 찾던 중 우리나라 교과서에 실린 용어 하나는 가능한 고쳐져야 한다는 지적의 글이 눈에 띄었다.

바로 임진왜란(壬辰倭亂)이다. 임진년에 왜가 일으킨 전쟁이라는 뜻이다. 난이란 정통성 없는 집단이 정통성 있는 왕조를 상대로 일으킨 싸움을 말한다. 임진왜란에는 일본을 폄하하는 뜻이 들어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조일전쟁(朝日戰爭)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가지 여기에서 알아야 할 상식. 임진왜란의 ‘왜(倭)‘의 뜻을 우리는 왜소하다란 단어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왜소하다의 왜는 ’矮‘자를 쓴다. 물론 왜소하다란 뜻의 '왜'가 임진왜란의 '왜'로 바뀌었다는 말이 있다.

조일전쟁은 상대를 일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여기에서 또 하나의 지식. 일본은 국호 일본을 언제부터, 누가 썼을까.

일본이란 국호가 처음 쓰이기 시작한 것은 ‘삼국사기’ 신라본기 670년 문무(文武10년12월)조에 나온다. 즉, “왜국(倭國)이 국호를 바꿔 일본이라 하였다. 이는 스스로 말하기를 해 뜨는 곳과 가까운 곳에 있으므로 그와 같이 이름을 지은 것이다(‘倭國更號日本. 自言近日所出以爲名’).”라고 하였다.

또한 중국의 ‘구당서’ ‘동이전(東夷傳)’는 서기 670년 왜가 일본으로 국호를 바꾼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일본국은 왜의 다른 명칭이다. 이는 그 나라가 해 뜨는 곳에 있어서 만들어진 이름이요. 혹은 말하기를 왜국이라 함이 아름답지 못한 이름으로 스스로 싫어하였다. 그런 이유로 일본이란 이름으로 고쳤다(“日本國者倭之別稱也 以其國在日處故爲名.或曰倭國自惡其名不雅.故改爲日本).”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 일본문학박사 장팔현은 블로그를 통해 “정작 왜국에서 일본이라는 국호의 공식적인 사용은 서기 701년 다이호오(大寶) 율령 제정 후”라고 밝혔다. 그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망한 백제 왕족과 귀족들은 상당수가 왜국으로 건너가 융숭한 대우를 받았다. 이는 무령왕과 왜대왕 계체나 성왕과 흠명, 의자왕과 제명여제의 관계로부터 추정하건데 혈연관계로 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긴밀히 밀착된 관계였다.

때문에 기존에 왜열도를 가리켜 일본(日本)이라 부르던 백제인들이 패망 후 상당수가 열도의 귀족층화 해가면서 ‘키가 작다’, ‘추하다’란 의미가 들어있는 왜국을 버리고 일본이라 고치자고 40여 년간 야마토정권에 주장하거나 건의, 또는 논의하는 과정이라 보인다. 즉, 백제 지식인들의 권고로 왜국에서 일본으로 국호가 변경됐을 것이란 추정이다.]

재미있는 주장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이란 국호는 우리나라가 먼저 불렀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장팔현의 설명이다.

[왜국이 자신들의 나라를 일본이라 했을 가능성은 적다. 왜냐하면 일본열도에서 ‘해 뜨는 나라’, ‘해 뜨는 곳(땅)’을 찾는다면 분명 태평양상의 괌과 같은 섬나라가 될 것이다. 물론 당시까지도 태평양 동쪽은 미지의 세계였다. 때문에 백제에서 해 뜨는 곳 동쪽의 나라로 왜국을 일본이라 불렀다함은 자연스럽다.]

어떤가. 흥미롭지 않는가.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조일전쟁을 임진왜란이라고 부르는 일이 약간 묘해진다. 물론 우리가 ‘국호까지 지어준 나라가 난을 일으키는 망동을 자행하다니...’란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역사에서의 용어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따라서 생각해볼 문제다. 참고로 임진왜란을 일본에서는 ‘문록·경장의 역(文祿・慶長の役)’이라 부른다. 문록과 경장은 연호이며, 역은 전쟁을 뜻한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