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사람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동물도 식물도 사물도 건축물도 이름이 있다. 하지만 배우지 않으면 자세히 알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수저 하나에 이름이 8가지가 있다면 믿을 것인가. 그저 긴 손잡이와 둥근 밥술 뜨는 머리뿐일 단순한 수저가 말이다.

수저에는 술총, 술자루, 술목, 술바닥, 술등, 술날, 술끝, 술잎이라는 8가지 이름이 있다. 신기할 따름이다. 아니, 수저 하나에 그 많은 명칭을 붙인 선조의 지혜가 더 가슴에 와닿는다.

사진, 책 본문 캡쳐.
사진, 책 본문 캡쳐.

이 내용은 옛날 우리 식생활과 관련 있는 여러가지 식도구와 식생활 담소를 담은 <식기장 이야기>(송영애, 채륜서)에 등장한다. ‘식기장’이란 '식기를 비롯한 각가지 식 도구를 보관하는 장'을 말한다.

이 책에는 총 30여 가지의 식도구가 소개되고 있다.

게 중에는 ‘떡살’이 있다. 떡에 새기는 꽃 장식을 이름이다. 떡에 살을 붙인다는 이름의 '떡살' 문양은 떡에 단순하게 장식을 한다는 것도 있지만, 거기에는 떡살의 문양마다 의미를 담아 찍는 기원의 의미가 있다.

이중 마음을 아프게 하는 단어 하나가 눈에 띈다. ‘고리’다. 음식을 담아 이동할 때 쓰는 바구니다. 예전에 고리백정이란 말이 있었다. 고리와 삿갓을 내다 파는 백정을 말한다. 임꺽정도 고리백정이었다.

그가 의적이 된 이유는 고리백정들의 생계수단인 갈대밭을 간척지 개발 명목으로 나라에서 강제로 빼앗아 갔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백정들은 고리를 만들 수 없게 되었고, 임꺽정 역시 밖으로 뛰쳐나갔던 것이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