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최근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외신 보도가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 CNN 방송은 이달 3일 "한국이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한해 132kg이라며 세계 최대 수준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인용한 결과는 2015년 통계이다. 그런데 이 통계는 한 국내 언론이 보도한 내용이어서 신빙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외신 보도가 희석된 부분이 있으나, 실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긴 하다. 플라스틱은 썩는 데 500년 이상 걸려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다.

이제 우리도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이다. 그 대안은 썩는 플라스틱이다.

이와 관련 플라스틱 성분을 분해하는 곤충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제의 곤충은 ‘꿀벌부채명나방’이다. 이 나방은 평소 벌집을 먹이로 삼는데, 벌집을 구성하는 ‘왁스’가 화학적인 면에서 플라스틱의 주성분인 ‘폴리에틸렌(PE)’과 매우 비슷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꿀벌부채명나방의 능력에 대한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항생제를 사용해 꿀벌부채명 나방의 장내 미생물을 모두 제거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것이 장내 특정 미생물인지 꿀벌부채명 나방 고유의 능력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토양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있는 꿀벌부채명나방. [사진 생명공학연구원]
토양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있는 꿀벌부채명나방. [사진 생명공학연구원]

연구결과, 장내 미생물을 없앤 상태에서도 나방은 왁스와 폴리에틸렌을 모두 분해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왁스와 폴리에틸렌 속 길게 이어진 탄소 성분이 잘게 조각난 것이다. 이 ‘탄소 사슬’을 분해하는 효소는 에스테라아제·리파아제·시토크롬P450이 주요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충민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유전체 분석 결과 꿀벌부채명나방이 다른 비슷한 곤충과 비교해 왁스 분해 효소의 종류와 유전자 개수가 확장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꿀벌부채명나방의 장내 효소를 발굴해 대량 배양하면 플라스틱 오염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로 효모를 이용해 효소를 발현,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법과 효소의 효능향상(directed evolution)을 통해 분해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추가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 이 연구의 계기는 나방을 사육하는 플라스틱 통에 구멍이 나는 현상을 발견하고부터였다. 꼼꼼한 관찰 하나가 획기적 과학의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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