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여성들은 과거의 상처를 디딤돌 삼아 주체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여성들은 과거의 상처를 디딤돌 삼아 주체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더 리포트] 우리나라의 한 해 결혼자 수는 26만여 명이며, 이혼자 수는 10만 6천여 명(2017년 기준)이다. 결혼한 부부 2.5쌍 중 1쌍이 싱글이 되고 있다. 요즘엔 이혼이 '흔한 일'이 되었다.

이혼에 대한 의식 역시 많이 달라졌다. 재혼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아직도 선진국과는 거리가 있다.

이혼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시선이다. 결혼정보회사 두리모아의 설문(2016)에 따르면 실제 ‘이혼 후 돌싱 신분으로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불편한 점’에 대해 설문한 결과, 30.3%가 ‘이혼녀가 문제 있는 사람일 것으로 편견을 가질 때’를 꼽았다. 그렇다면 이혼을 경험한 여성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여성 이혼자를 연구한 논문 <이혼자들의 이혼 후 성장 경험에 관한 연구-A study on the experience of growth after divorce>(오은규,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 신학과 상담학, 2019)이 그 답을 준다.

이 논문은 이혼자들의 적응 경험을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보아왔던 기존의 시각을 벗어나 '성장 경험 차원의 가설'을 세우고 접근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이혼을 외상적 사건과 스트레스 경험으로 보고, 성장경험의 촉매제가 되어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지 않느냐는 관점이다.

연구결과 이혼자들은 이혼 사건 이후 적응 과정에서 5가지 종류의 이혼 후유증을 나타냈다. ‘부정적 정서, 부정적 인식, 부정적 경험, 남겨진 과제, 성적욕구 문제’이 그것이다. 

먼저, 이혼자들은 이혼 사건을 경험하고 나서 심리적,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이런 부정적인 경험들은 이혼자들의 세상에 대한 신념과 가정에 충격을 주었다.

또한 이들은 이혼 적응을 위해여 대응전략을 사용했는데, 대부분은 긍정적으로 대처했다. 특히 반복적인 사고와 건설적 자기 노출이 이혼의 고통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다.

논문은 연구 결과 두 가지 특별한 사실을 밝혀냈다.

하나는 이혼자들의 적응과 변화 경험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이 ‘신앙생활 과 영성적 대처 요인’이었다는 점이다. 이혼 초기, 이혼자들이 종교에 많이 의지한다는 뜻이다. 이는 다른 방법보다, 가장 쉽게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큰 효과를 거두는 방법이었다.

또 하나는 이혼자들의 적응에 있어서 한국 사회의 인식이 더 이상 부정적으로만 작용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이혼 경험으로 인하여 개인의 성장, 타인과의 관계성장, 인생철학의 성장이라는 변화를 나타냈다.

논문 저자는 “이러한 결과는 역경 후에 성장이 일어난다는 ‘역경(외상) 후 성장 이론’과 역경(외상) 후 성장이 심리적 안녕에 기여한다는 이론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이 논문의 의의는 '이혼이라는 ‘사건’이 성인의 ‘성장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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