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식물에게 시끄러운 록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보다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 더 잘 자란다.’

우리가 식물에 대해 알고 있는 상식 중 하나이다. <음악과 식물>의 저자 도로시 리탤랙의 연구결과이다.

식물의 놀라운 감각에 책은 그동안 많이 출간되었다. 그 사실들은 독자를 즐겁게 한다. 이 책 <은밀하고 위대한 식물의 감각법>(다른. 2019)은 그 연장선에 있다. 식물의 신기한 감각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결과이다. 

일단 식물은 냄새를 맡는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의 곤충학자 중에 데 모라에스가 있다. 그의 관심사는 식물을 중심으로 기체를 통한 화학신호를 이해하는 일이었다.

그는 미국실새삼이 비어 있는 화분이나 가짜 식물을 심은 화분 쪽으로는 절대 자라지 않지만, 토마토가 옆에 있으면 밝은 곳이든 어두운 곳이든 토마토를 향해 충실히 몸을 뻗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데 모라에스의 가설은 미국실새삼이 토마토의 ‘냄새를 맡는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서 좀 더 발전해보자. 미국실새삼 화분을 밀폐 상자에 넣고 토마토를 또 다른 밀폐 상자에 넣었다. 그리고 두 상자를 관으로 연결해 공기가 통하도록 만들었다. 어떻게 되었을까. 미국실새삼은 늘 관 입구를 향해 자랐다.

그렇다면 토마토 향수를 썼을 때도 반응할까? 데 모라에스는 토마토 줄기 추출물로 만든 향수를 면봉에 묻혀 미국실새삼 옆 화분에 꽂았다. 예상대로 미국실새삼은 토마토 향이 나는 면봉 쪽으로 자랐다. 

또 하나 식물은 촉각을 느낀다. 

1960년대 초, 프랭크 솔즈베리는 야외에서 자라는 도꼬마리의 잎 길이를 자로 재어 측정하려 했지만, 실험이 진행될수록 시들해지더니 결국 말라 죽어 버렸다. 반대로 측정하지 않은 잎들은 잘 자랐다.

이 책은 이처럼 식물의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고' '기억하는' 7가지 감각에 대한 얘기가 귀가 솔깃하게 펼쳐지는 책이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 이 책에 따르면 앞에 나온 도로시 리탤랙의 연구결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사실 식물은 귀머거리라는 것이다. 이 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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