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8년에 나온 회전식 독서대.(사진 제공-세종서적)

[더 리포트] 지적 여행 때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장비 중 하나는 독서대다. 바른 자세 때문만은 아니다. 책의 중요한 내용을 타이핑해야 할 때 독서대가 필요하다.

현재 특허청에 등록된 제품으론 접이식, 각도조절 혹은 높이 조절 독서대가 가장 흔하다. 겸용도 많다. 필통 겸용. 책상 겸용. 캘린더 겸용 따위다. 휴대용 독서대도 있다. 

아마 독서광에게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면 누워서 책을 볼 수 있게 만든 독서대일 것이다. 물론 등록되어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도 독서대를 고안해서 특허 출원했다. 1974년 고시공부 하던 때였다. 등록번호 제12411호다. 출원을 하기 위해서는 등록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아마도 노 대통령이 썼을 내용은 이렇다.

‘본 고안은 허리를 굽혀서 또는 굽히지 아니하여도 바른 자세로서 독서할 수 있도록 책이나 노트 등을 받쳐주는 받침대의 높이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게 고안한 개량 독서대에 관한 것이다.’

바른 자세로 여러 책을 번갈아 볼 수 있도록 한 점이 포인트다. 그림을 보면 모양이나 크기가 마치 책장 같은 모양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고안한 독서대.
고 노무현 대통령이 고안한 독서대.(그래픽 제공-특허청)

이 독서대는 470년 전 독서대 하나를 떠올리게 한다. 

1588년 이탈리아 출신 군인 엔지니어 아고스티노 라멜리가 만든 회전식 독서대다. 흥미롭게도 바른 자세 유지와 다독을 고려한 점이 고 노무현 대통령 아이디어와 같다. 이 제품에 대해 라멜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기계는 자리를 옮기지 않고도 엄청난 양의 책들을 보고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간도 별로 차지하지 않아 더 없이 편리한 회전식 독서대다. 아름답고 독창적이어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편리한 기계다.’ -<독서의 역사>(세종서적. 2000) 중 

독서대를 기계로 표현한 점이 이채롭다. 아마도 내부에 복잡한 기계가 장치 되었던 모양이다. 당시 과학 수준으로는 기계라는 말이 타당할 듯하다. 요즘 같으면 나무와 못 만으로도 뚝딱 만들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아이디어 독서대에 비하면 둘 다 실용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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