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리쇼어링(Reshoring)’은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로 진출한 제조업이나 서비스 기능을 본국으로 되돌리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리쇼어링 지원정책이 기업의 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정부의 지원정책은 기업의 국내복귀 비용을 낮춰 더 많은 기업이 리쇼어링하게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이재영)의 ‘리쇼어링의 결정요인과 정책 효과성 연구’ 연구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20일 연구원에 따르면 보고서는 우리나라 제조업 기업의 소싱구조와 리쇼어링 발생 가능성을 조사하고, 이론모형을 이용해 리쇼어링 지원정책의 효과를 분석했다. 또한 미국, 유럽, 대만 등에서 시행되는 리쇼어링 현황과 정책을 다각도에서 살펴보고 지원정책의 효과성을 검증하여 이것이 우리나라에 주는 정책적 시사점을 모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접투자를 수반하지 않더라도 해외생산을 국내 아웃소싱으로 변환하여 국내생산을 증가시키는 경우를 포함해 리쇼어링을 폭넓게 정의하는 반면, 정책이나 언론에서는 생산공장을 소유하는 형태의 국내복귀로만 정의하고 있다.

또한 기업활동조사의 구입액 자료를 토대로 한국 제조업 기업의 소싱구조를 살펴본 결과 원재료 및 중간재의 많은 비중을 국내 아웃소싱을 통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싱형태별로 보면 해외 인소싱 기업이 국내 인소싱 및 국외 아웃소싱 기업보다 생산성이 높았다. 따라서 이 기업들의 해외진출 의사결정을 바꾸기 위해서는 확실한 경제적 유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소싱 비중의 변화를 이용해 리쇼어링의 가능성을 유추한 결과 제조업 24개 산업 중에서 10개 산업에서 리쇼어링의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특히 기타운송장비업과 가죽, 가방 및 신발 제조업에서 해외소싱 비중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쇼어링 지원정책이 기업의 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정부의 지원정책은 기업의 국내복귀 비용을 낮춰 더 많은 기업이 리쇼어링하게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시에 지원정책은 오프쇼어링의 기대비용도 낮추어 기업의 오프쇼어링 역시 확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바탕으로 리쇼어링 지원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해보니 지원정책은 국내기업의 리쇼어링과 오프쇼어링을 동시에 증가시켜 고용증가를 단정할 수 없었다. 이외 지원정책이 야기하는 생산비 감소에 따른 생산효과와 노동 간 대체비용 변화에 따른 대체효과에서도 고용증가는 보장되지 않았다. 

아울러 한국은 「유턴기업 지원법」에 의해 해외사업장을 축소하거나 청산한 후 국내로 복귀해 투자하는 기업들에 조세, 보조금, 인력 등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이 법의 혜택을 받아 국내로 복귀한 기업은 2018년 2월 기준 44개에 그쳤다. 복귀업종도 전자, 주얼리 등에 국한되었다.

미국은 투자를 수반하지 않는 국내 아웃소싱으로의 전환 역시 리쇼어링에 포함하고 있어 우리보다 리쇼어링을 폭넓게 정의하고 있다.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의하면 2010~14년 사이 약 700건의 리쇼어링이 이뤄졌으나 아직까지는 리쇼어링이 오프쇼어링을 대체하는 경향으로 보기는 어렵다.

유럽의 경우 리쇼어링은 스웨덴과 아일랜드에서 많이 나타나며, 첨단기술을 사용하거나 수요자와의 접근성이 중요한 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리쇼어링이 주로 오프쇼어링 지역의 생산비 상승에 의해 이뤄진 데 반해 유럽에서는 품질 관리 및 유연성 강화 등 질적 요인이 리쇼어링의 주요 요인으로 조사되었다. 유럽에서도 리쇼어링은 제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며, 리쇼어링을 하더라도 주로 자동화 등을 통해 국내로 복귀하기 때문에 고용 창출 효과는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고서는 “유턴기업 지원법의 일자리 창출, 투자 유치, 제조업 강화라는 현재 목표를 좋은 기업 유치를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로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며, “해외진출 기업의 리쇼어링 수요를 파악해 맞춤형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